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한명숙 전 총리가 확정됐다.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된 오세훈 현 시장과의 불꽃 튀는 양자 대결이 예상된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서울시민 대상의 여론조사 결과 한 전 총리가 1위를 차지해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계안 후보 측의 요구로 각 후보의 구체적인 지지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이날 후보 수락연설에서 "오늘 우리가 선택한 것은 한명숙이 아니다. 이명박 오세훈 시장이 부수고 파헤치고 망가뜨린 지난 8년의 빼앗긴 서울을 다시 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시민주권'을 기치로 내건 한 전 총리는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시행,교육예산 10조원 확대 등을 통해 서울을 대한민국의 복지표준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를 '역대 최악의 정권'이라고 규정한 한 전 총리는 "4대강,미디어법,사법부 압박 등 국민의 뜻은 무시되고 있고 서민들의 한숨과 눈물은 깊어지고 있는데 겉치레와 전시행정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오만한 정권에 준엄한 경고를,국민들에게는 변화와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며 "사람과 삶에 투자하는 사람특별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자신과 경쟁했던 이 전 후보를 일자리 부시장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민주당의 후보 확정으로 앞으로 서울시장 선거전은 '오세훈 대 한명숙' 대결을 뛰어넘는 당대당의 총력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이번 지방선거 승패가 사실상 서울시장에 달렸다고 인식하고 있어서다.

현재 다급한 쪽은 뒤늦게 후보를 확정한 민주당이다.

한나라당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한 ' 컨벤션 효과' 덕에 최근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더욱 커진 추세다. 지난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47.5%를 기록,25.9%에 그친 한 전 총리를 21.6%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큰 편차다.

민주당은 후보 확정 효과나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 심리가 작용하는 '야당 후보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야당의 숨은 표가 5% 안팎이었다.

한나라당도 여당 후보에 대한 '10% 내외 디스카운트'를 감안할 때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4년간의 시정경험이 가장 강점이고 깨끗한 도덕성과 미래비전이 (한 전 총리와) 대비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 전 총리는 수사받으랴,재판받으랴 마음을 많이 뺏기면서 깊이 고민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토론과 정책 발표 등을 통해 상당한 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 시장은 7일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형호/이준혁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