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반드시 가려서 자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에게 이롭고 흉한 잠자리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인간은 보통 6~7시간 동안 가사(假死) 상태로 잠을 잔다. 잠은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되찾게 한다. 만약 선잠을 자거나 가위에 눌려서,또는 악몽에 시달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게 피로가 쌓인다. 피로가 누적되면 몸에 병이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잠자리가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듯이 최고경영자(CEO)의 책상을 어느 곳에 놓느냐도 사운(社運)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장실에서도 기가 좋은 곳에 책상을 두면 회사가 발전한다. CEO가 늘 맑고 총명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면 경영 역량도 그만큼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막힘이 없고 실수도 적다. CEO가 활력이 넘치다 보니 회사도 덩달아 성장하게 된다.

기가 좋지 않거나 기가 빠져 나가는 곳에 책상을 두면 좋지 않다. 건강하던 사람이 피로감을 호소하고,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CEO의 건강이 좋지 않으면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CEO의 판단력이 흐려지는 탓에 회사 경영에 손실을 입히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몇년 전의 일이다. 국내 유수의 C건설사 A사장이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어왔다. 얼마 전에 부임했는데 전임자가 쓰던 집무실과 사무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하소연이었다. 전임자는 그곳에서 집무한 지 2년 만에 간암에 걸려 퇴임했다고 했다.

현장을 찾아가 집무실의 기를 측정해보니 예상대로 사장 책상이 나쁜 위치에 놓여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건강과 재산을 상실한다는 오귀(五鬼) 방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사장 책상을 집무실 내에서 비교적 생기가 충만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기를 북돋우기 위해 실내조명을 밝게 했다.

풍수적으로 책상을 놓는 길한 위치는 찾기가 결코 어렵지 않다. 지극히 상식적이다. 건물 배치가 상식적이듯 책상 위치도 이런 원리를 따라가면 된다. 백의 백,거의 모든 건물들은 배산임수 배치를 하고 있다. 대부분 지대가 높은 곳이 건물의 뒤쪽이고 지대가 낮은 곳이 건물의 앞쪽이다. 사장의 책상도 지대가 높은 곳을 등지고 낮은 곳을 향하는 배산임수로 배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지대가 높은 곳을 거꾸로 바라본다면 책상 뒤쪽에 산을 그린 그림을 걸어두는 것이 좋다. 지리적으로 배산이 힘들면 인위적으로라도 배산의 형태를 취하는 방식이다.

주의할 점은 또 있다.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을 등지게 배치해선 안된다. 뒤가 든든한 벽을 등져야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긴다. 책상 뒤쪽에 창이 있으면 늘 불안하다. 생기나 재물이 창을 통해 빠져나갈 염려가 크다. 불가피하게 창을 등지게 될 경우 버티컬이나 커튼을 이용해서 뒤쪽을 보완해야 한다. 풍수 인테리어에서 사장의 책상 위치는 여러모로 의미를 갖는다. 사장은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따라서 회사의 발전과 사장 개인의 건강 · 부귀를 위해서도 책상은 반드시 기가 좋은 곳에 배치해야 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