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값을 두고 벌어진 인도 재벌가문 암바니가(家)의 '형제 갈등'이 5년 만에 끝났다.

AFP통신은 7일 "인도 대법원이 암바니 가문의 무케시와 아닐 형제 간 천연가스 가격 소송에서 형인 무케시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2006년 회사 분할 당시 두 형제가 동의했던 가스 공급 계약은 효력이 없다"며 "양측은 8주 내에 새 계약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형인 무케시와 동생인 아닐은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각각 4위와 50위에 오를 정도로 인도의 대표적 재산가로 꼽힌다. 이들 형제는 그러나 2006년 인도 최대의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을 이끌던 부친 디루바니 암바니가 사망한 이후 그룹의 재산분할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소송 역시 재산분할 당시 합의했던 가스 가격에 대한 시비에서 비롯됐다. 원래 무케시 소유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아닐이 이끄는 '릴라이언스 내추럴 리소시스'에 17년 동안 MMBTU(영국 열량 단위)당 2.34달러에 공급하기로 계약했었다. 그러나 무케시는 이 계약이 무효라며 4.20달러에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하자 아닐 측이 형을 제소하면서 불거졌다.

한편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인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기도 하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공공연하게 무케시의 편을 들어왔다. 무케시가 기존 합의 가격인 2.34달러에서 4.20달러로 올려서 공급하겠다는 것도 정부의 승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스 가격을 올리면 정부가 받는 로열티도 그만큼 많아진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