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발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또 한 차례 '쇼크'를 가져온 가운데 각국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인 유로존은 긴급 정상회의를 가졌으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7일 저녁 브뤼셀에 모여 유로존 재정위기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3일 그리스를 뺀 15개 유로존 회원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으로 향후 3년간 그리스에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는 데 최종 합의한 직후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소집했다. 정상회의를 앞둔 막바지에 독일과 네덜란드 의회는 그리스 지원안을 승인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이 취약한 소위 'PIGS' 국가로 지목된 나라의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자국의 경제상황 등을 다른 회원국들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정상들은 또 유로존 재정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제도보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판롬파위 EU 상임의장과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회(E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유로존이 그리스와 같은 실패에 대응하기 위해선 회원국의 경제를 감독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긴급 화상전화 회의를 열어 위기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등 비유럽 국가들에 그리스 지원조치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도 9일 워싱턴에서 이사회를 열고 그리스 지원방안의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이날 오전 증시 급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시장에 2조엔을 긴급 투입했다. 은행 및 증권사 간 단기자금 거래시장을 대상으로 한 일본은행의 자금 공급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한편 한국조세연구원은 최근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부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박성완/서욱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