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쇼크가 연이틀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6일과 7일 이틀 사이 코스피지수는 70포인트 넘게 하락했고 원 · 달러 환율은 40원가량 급등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1포인트(2.21%) 내린 1647.50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로 전날보다 52포인트 내린 급락세로 개장한 뒤 장중 162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794억원과 50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1조2374억원의 외국인 순매도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거래소가 집계를 시작한 1998년 4월 이래 최대 규모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금융업종이 3.62% 내렸다. 보험(-3.76%) 건설(-3.63%) 전기가스업(-3.11%)도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 주가는 80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각각 4.03%와 2.68% 하락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금융사 간 거래 위험으로 이전되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갑작스럽게 나빠졌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특히 강했다"고 설명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10전 오른 달러당 1155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5원80전에 이은 이틀 연속 급등세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4원70전이나 오른 1166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한때 1169원70전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팔면서 114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1150원대로 올라섰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가격은 오름세(금리 하락)로 돌아섰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4.37%를 기록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0%포인트 내린 3.68%를 나타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비상금융합동대책반회의를 열고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한 비상관리체제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외화자금 시장을 매일 점검하기로 하고 특히 유럽계 자금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남유럽 국가에 대한 투자규모가 미미해 이번 위기가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박해영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