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혐의로 제소당한 골드만삭스가 합의를 위해 SEC와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골드만삭스의 변호사와 SEC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예비 합의를 위한 협의를 가졌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양측의 협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해 구체적인 합의조건이나 벌금 액수 등은 논의되지 않았고 양측의 이견도 아직 큰 상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SEC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작한 것은 피소 직후 SEC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강한 전투 의지를 천명했던 태도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골드만삭스는 공식적으로는 예전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지만, 일부 임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당히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지난 3일 골드만삭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비니어와 마이클 에번스 부회장은 일부 주주들에게 "당장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니어 CFO는 특히 양측이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골드만삭스는 SEC를 적대시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SEC가 사전 합의의 기회도 주지 않고 뒤통수를 쳤다는 반감이 비등한 상태인데다, 검찰의 수사도 시작된 상황이어서 양측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가 SEC와 합의를 이루게 될 경우 벌금 등 지불해야할 전체 비용이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