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포트폴리오] 펀드 분산투자 비법?…갯수보다 다양성이 중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산배분부터…
심리 사이클을 역이용
심리 사이클을 역이용
펀드에 투자할 때 1~2개 펀드에 집중 투자하면 위험하므로 포트폴리오(Portfolio)를 구성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상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위험과 기대수익률이 상이한 펀드에 분산 투자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투자 결과를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볏짚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볏짚은 한줄기일 때는 쉽게 끊어지지만 몇 가닥 지푸라기들을 꼬아서 만든 새끼줄은 수십명이 당겨도 끊어지지 않는다. 3~4개 이상으로 분산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변한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주식 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1~2개 종목보다는 다양한 종목에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형성한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펀드 투자자들은 여전히 '몰빵'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자 1명당 국내 펀드는 1.5개,해외 펀드는 0.6개로 전체 평균 2개 정도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좋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펀드 투자에도 주식 투자처럼 위험이 존재하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펀드로 분산해야 한다. 과거 수익률이 좋은 1~2개 펀드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보다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투자 세계에서는 위험과 수익률이 비례할 수밖에 없으므로 과거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그만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속성을 가진 펀드에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펀드 분산투자는 자산 배분부터
펀드를 나누기에 앞서 우선 자신의 자산 배분을 결정해야 한다. 선진국의 40~50대 중산층들은 부동산 50%,주식 30%,채권 20% 정도의 자산 구성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부동산 80%,채권 15%,주식 5%로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고령화,저금리 사회에서는 부동산과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필자는 1년에 100여 차례 강연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금융자산 투자를 늘리도록 주장하고 있다. 필자의 자산 구성비를 보면 부동산 45%,주식 37%,채권 8%,현금 10%다. 완벽한지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선진국형 자산 구성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여러 개의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핵심 포트폴리오'와 '위성 포트폴리오' 개념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핵심 포트폴리오(core portfolio)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의 평균적인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펀드를 구성하는 걸 말한다. 이에 비해 위성 포트폴리오(satellite portfolio)는 수익률과 위험이 높은 펀드들로 이뤄진다.
핵심 펀드는 대형주 펀드,인덱스 펀드와 같이 주식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상품이며 위성 펀드는 중소형주 펀드,원자재 펀드,파생상품 펀드와 같이 유행을 심하게 타기 때문에 수익률 등락이 큰 펀드다. 핵심 펀드는 마치 운동화처럼 장기간 신고 뛰어도 부담이 없지만,위성 펀드는 하이힐처럼 오래 신거나 달릴 수 없어 비교적 단기 투자를 해야 한다.
외국의 펀드 금융전문가들은 핵심 포트폴리오와 위성 포트폴리오 간의 비중을 8 대 2로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즉 제대로 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펀드투자 자금의 80%는 핵심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20%를 위성 펀드에 투자하면 바람직하다. 결국 펀드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격이 상이한 펀드를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 펀드 투자를 오랫동안 해온 주부 이미숙씨(45)의 사례를 들어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그는 전체 펀드 자산 중 주식형 펀드에 40%를 투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채권형과 현금성 자산에 넣고 있다. 이씨는 주식형 펀드를 우선 국내 주식(25%)과 해외 주식(15%)으로 구분했다. 국내 주식의 경우 핵심 상품인 대형주 펀드에 10%를 투자하고,인덱스 펀드(핵심)에 10%,중소형주 펀드(위성)에 5%를 각각 나눠 투자했다. 해외 주식의 경우도 글로벌 주식 펀드에 5%(핵심 상품),이머징마켓 펀드와 원자재 펀드에 각각 5%씩(위성상품) 나눠 넣고 있다.
◆투자심리 사이클을 역이용해야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심리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주가가 심하게 하락해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경우에 '매수'하고,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해서 고평가되면 '매도'하거나 투자 비중을 줄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은 2007년과 같이 주가가 폭등할 때 투자에 나서며,2008년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 환매에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
투자심리 사이클을 보면 주가가 상승할 때 투자에 나서고 싶어하고,주가가 하락할수록 중단하고 싶은 심리 상태를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주가가 침체하거나 폭락할 때 투자를 본격적으로 해야 성공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다.
필자는 2008년 초 폭락하기 전에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형 비중을 줄이는 재조정을 했고,그 자금으로 주가가 폭락한 후 지금까지 주식형 펀드를 매수하고 있다. 주가의 폭락을 투자 시점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주가 거품기에 자산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가치투자의 자세를 가지고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투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예 시장 흐름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고민이 불필요한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재룡 소장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jrw@my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