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성을 허물고 길을 닦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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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은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이룩했던 나라다. 전성기 로마는 유럽과 중동,북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으며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광활한 영토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많은 학자들은 로마의 '길'에서 찾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는 500년에 걸쳐 총 15만㎞에 달하는 도로를 만들었으며,이 길은 로마를 중심으로 추운 북해에서 뜨거운 사하라사막,대서양까지 도달했다. 이 길은 사람과 재화가 오고가는 통로가 되었으며 유사시에는 이를 통해 군사와 군수물자가 이동했다. 더불어 이는 동서양을 이어준 매개체가 되었고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양분이 됐다. 이것이 바로 로마가 1000년 동안 대제국을 지탱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다.
반면 세계 최대 건축물인 만리장성은 이와 반대의 예를 보여준다. 중국 진나라 때 만들어진 만리장성은 시황제가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하고 난 뒤 국토를 침범하는 흉노족을 막기 위해 축조했다. 총 6400㎞에 달하는 이 건축물은 후세에 역사적 유산으로 남겨지지만 진나라는 만리장성 축조 후 15년 뒤 망하는 비극을 맞았다.
두 나라의 차이는 명백하다. 로마는 밖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길을 만들었고 진나라는 밖에서 들어오는 길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라의 흥망을 좌우했다.
오늘날 세계화는 국경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모든 기업이 분야를 막론하고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다. 전 세계에 진출해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이미 세계 1위로 우뚝 올라선 한국의 기업들도 나타났다. 또 한류열풍과 더불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수출하는 기업들도 생겼다. 더 이상 '국산품 애용'이라는 1970년대식 표어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우리만의 만리장성 안에 갇혀 좁은 시야를 고집하는 것은 스스로 생존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아직 우리 주위에서는 성벽이 종종 보이곤 한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글로벌 인재가 필수적인데,이런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지구촌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조차도 외국인 임직원 채용 비율은 대부분 미미한 실정이다. 해외 지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외국계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현지인을 채용해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도 최근 일부 기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 국적이나 피부색은 그저 길을 막는 성벽일 뿐이다. 먼 옛날 로마인들이 그러했듯,세계로 통하는 길을 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성을 허물고 길을 닦자.성공과 승리는 성을 쌓는 사람이 아닌 길을 닦는 자의 몫이었다.
김홍창 CJ GLS 사장 01cjits@cj.net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광활한 영토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많은 학자들은 로마의 '길'에서 찾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는 500년에 걸쳐 총 15만㎞에 달하는 도로를 만들었으며,이 길은 로마를 중심으로 추운 북해에서 뜨거운 사하라사막,대서양까지 도달했다. 이 길은 사람과 재화가 오고가는 통로가 되었으며 유사시에는 이를 통해 군사와 군수물자가 이동했다. 더불어 이는 동서양을 이어준 매개체가 되었고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양분이 됐다. 이것이 바로 로마가 1000년 동안 대제국을 지탱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다.
반면 세계 최대 건축물인 만리장성은 이와 반대의 예를 보여준다. 중국 진나라 때 만들어진 만리장성은 시황제가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하고 난 뒤 국토를 침범하는 흉노족을 막기 위해 축조했다. 총 6400㎞에 달하는 이 건축물은 후세에 역사적 유산으로 남겨지지만 진나라는 만리장성 축조 후 15년 뒤 망하는 비극을 맞았다.
두 나라의 차이는 명백하다. 로마는 밖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길을 만들었고 진나라는 밖에서 들어오는 길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라의 흥망을 좌우했다.
오늘날 세계화는 국경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모든 기업이 분야를 막론하고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다. 전 세계에 진출해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이미 세계 1위로 우뚝 올라선 한국의 기업들도 나타났다. 또 한류열풍과 더불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수출하는 기업들도 생겼다. 더 이상 '국산품 애용'이라는 1970년대식 표어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우리만의 만리장성 안에 갇혀 좁은 시야를 고집하는 것은 스스로 생존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아직 우리 주위에서는 성벽이 종종 보이곤 한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글로벌 인재가 필수적인데,이런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지구촌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조차도 외국인 임직원 채용 비율은 대부분 미미한 실정이다. 해외 지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외국계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현지인을 채용해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도 최근 일부 기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 국적이나 피부색은 그저 길을 막는 성벽일 뿐이다. 먼 옛날 로마인들이 그러했듯,세계로 통하는 길을 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성을 허물고 길을 닦자.성공과 승리는 성을 쌓는 사람이 아닌 길을 닦는 자의 몫이었다.
김홍창 CJ GLS 사장 01cjits@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