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선 졌지만 태양광전지에서 이기겠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앞으로 태양광전지 등 친환경 제품에 집중 투자해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내용의 중기계획 'GT12'를 최근 발표했다. 평판TV 시장에서 패배를 환경제품 분야에서 설욕하겠다며 전의를 다진 것이다.

파나소닉은 태양광전지 등 에너지시스템과 업무용 냉난방시스템,네트워크 오디오 · 비디오(AV),정보기술(IT) 헬스케어,보안 시장,발광다이오드(LED) 등 6개 분야에 집중해 매출을 2009년도(2009년 4월~2010년 3월) 7조4179억엔(약 90조원)에서 3년 후 10조엔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시스템 분야 매출을 5400억엔에서 8500억엔으로 끌어올린다는 데 중점을 뒀다. 태양광전지 분야에서는 최근 합병한 산요전기의 기술을 활용해 2012년까지 샤프를 제쳐 일본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판TV 판매 대수에서 삼성전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파나소닉이 비교 우위를 갖춘 태양광전지 등 친환경제품에 경영자원을 중점 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나소닉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매출을 2009년도 4400억엔에서 2012년도 7700억엔으로 늘리는 등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44%에서 5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본업에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영업이익에서 파나소닉은 2009년도 1904억엔으로 전년보다 161% 증가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론 1034억엔의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영업에선 돈을 벌었지만 인력 감축,생산 축소 등에 따른 구조 개혁비용으로 1445억엔을 쓰면서 번 돈을 모두 까먹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전자는 일본의 평판TV 시장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LG전자는 LED TV 등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일본에서 TV 판매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가전양판점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한때 일본에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수출했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부진해 2008년 철수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