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5년내 세계 1등 제품 8개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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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차기 첫 1등제품으로 육성
허영호 LG이노텍 사장은 2007년 새해 첫 마케팅 전략회의에서 고객맞춤 활동 프로그램(CVC · Customer Value Creation)을 도입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해외 고객을 확보하려면 부품 사업도 세트처럼 고객 하나하나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LG이노텍은 그해 글로벌 휴대폰 최강자 노키아를 첫 해외 고객으로 확보했다.
LG이노텍이 글로벌 전자 부품업체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까지 세계 일등 품목을 현재 4개에서 8개로 늘리기로 했다. 해외 전략 고객도 36개사에서 50개사로 확대한다. 이 회사는 이미 매출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10년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부품 강국 일본을 넘어설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2015년 세계 일등 품목 8개 확보
LG이노텍이 부품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70년.일본업체 알프스와 손잡고 LG전자 TV에 부품과 금형을 납품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30년이 지난 2000년 초까지만 해도 매출은 3000억원에 못 미쳤다. 지난해 매출은 3조5000억원.10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불어났다.
LG이노텍이 지난해 세계 일등을 차지한 품목은 4종이다. 방송 신호 중 원하는 채널을 골라 보여주는 TV 튜너를 비롯,액정표시장치(LCD) 부품인 포토 마스크(LCD 패널에 미세회로를 새기는 데 사용하는 원판)와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LCD,PDP 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기능),DVD플레이어 · CD롬 등에 사용되는 초정밀 소형 모터인 하프 하이트 스핀들 모터 등이 일본 경쟁업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05년 일본 업체보다 앞서 초소형 부품 400여개를 한꺼번에 기판 위에 쌓는 멀티마운트 기술을 개발,생산성을 4배 이상 높인 게 원동력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LG마이크론과 합병하면서 LCD 부품 분야까지 기반 기술을 넓힌 것도 글로벌 도약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TV 튜너의 경우,누적 생산량이 3억대를 돌파해 전 세계 네 가구 중 한 곳이 LG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전자부품 시장서 매출 톱 10에 든 업체는 TDK,니덱,교세라,무라타,마쓰시타 부품,롬,이비덴,알프스 등 삼성전기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업체다. LG이노텍은 창업 당시 기술을 빌려줬던 일본 알프스를 제치고 매출 순위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LED로 세계 톱 반열 빛낸다
LG이노텍이 차기 세계 일등 품목으로 육성하는 첫 제품은 발광다이오드(LED)다. 2012년까지 TV,노트북 등의 광원(光源) 역할을 하는 LED 백라이트 유닛 판매 1등에 도전한다. LED 육성을 위해 지난해 4000억원,올해 약 8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오는 7월 경기도 파주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면 LED 패키지 생산량을 4배 이상 늘릴 수 있게 된다.
카메라 모듈,진동모터 등도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는 품목이다. 최근 개발 역량을 적극 투입하고 있는 부품 소재 분야에서도 일등 품목 배출을 기대하고 있다. 2015년까지 8개 이상의 세계 일등 품목을 만드는 게 중기 목표다. 매출 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4조원을 돌파하고 2015년에는 8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출 8조원을 달성하면 글로벌 5위권에 들 수 있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세대 무선통신 제품,반도체 기판,그린 에너지용 핵심 부품 등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