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어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10대 방송통신 미래서비스를 선정, R&D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단말기-장비-콘텐츠 등 전후방 산업 발전과 성장을 촉진하는 미래 유망 방송통신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견인토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4G 방송, 양방향 소통의 터치 DMB,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 사물지능 통신 등이 포함되며 방통위는 내년 신설되는 방송통신 발전기금을 포함해 연간 3600억원 이상을 집중 투입키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미래서비스 전략은 방통위 출범 후 방송통신 분야 최초의 R&D 종합 계획인데다 미래를 대비한 방송통신 서비스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무엇보다 애플 구글 등이 주도하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급속한 등장으로 기기중심의 국내 정보통신기술 성장 패러다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분야 경쟁력이 최근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국가별 IT 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은 2008년 8위에서 지난해 16위로 추락했다.

그런 점에서 미래서비스 선정을 계기로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을 다시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운영체제(OS)나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분야 R&D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수립과 추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휴대폰 위피(WIPI) 탑재 의무화 조치'가 밟았던 전철(前轍)을 되풀이하는 꼴이 돼선 결코 안될 것이다. 이 조치 역시 도입 당시에는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의 국내 도입을 막는 역효과를 가져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글로벌 동향에 귀를 막으면 언제든지 우물안 개구리처럼 될 수 있음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