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로존] 화난 EU정상들 "조직된 세력이 유로화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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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유럽‥잇단 대책회의
유럽이 9일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추가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브뤼셀에 모인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긴급회의를 통해 △EC(유럽집행위원회) 채권 발행을 통한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 △헤지펀드와 신용평가사 규제 △재정건전성 감독강화를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7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정상들이 "회원국은 물론 EU이사회,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과 함께 유로존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데 이은 것이다.
◆긴박한 유럽의 주말
"유럽의 주말이 월가의 한 주를 지배할 것"(CNBC)이라고 할 만큼 유럽은 긴박한 주말을 보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65주년 기념식 참석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유로화 출범 이후 최대 위기"(사르코지)라는 진단에 다급함이 배어 있다.
당초 그리스에 대한 1100억유로 규모에 이르는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안을 최종 승인하기 위해 지난 7일의 유로존 정상회의는 유로화 사수 대책회의로 바뀌었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쓰기로 합의했다"는 표현을 서너 차례나 반복했다. 9일 EU 재무장관 회의가 서둘러 소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가 회원국의 보증으로 채권을 발행해 구제금융기금을 조성하는 게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EU 재무장관회의 대책은 유로화 몰락에 베팅하는 투기세력과의 전쟁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조직화한 세력이 유로화에 공격을 퍼붓고 있다"(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인식 아래 "앞세대가 이뤄놓은 것(단일 통화)을 다른 자(투기세력)들이 망쳐놓도록 용납하지 않겠다"(사르코지),"금융시장에서 과잉반응을 불러일으킨 일부 은행들과 헤지펀드 공매도에 나선 세력들은 대가를 치를 것"(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라는 각국 정상들의 의지가 투기 세력에 대한 전면전에 나서게 했다.
앞서 유로존 회원국들도 잇따라 그리스 지원 법안을 승인했다. 독일 하원이 관련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승인했고,프랑스 상원도 하원에서 통과된 지원 법안을 수정 없이 통과시켰다. 직접 금융 지원에 반대했던 네덜란드까지 돌아섰다.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포르투갈도 리스본 신공항 건설 등을 연기해 올해 재정적자를 당초 국내총생산(GDP)의 8.3%에서 7.3%로 감축하기로 했다. ◆불신의 바다에 빠진 유럽
"부채의 바다에 빠진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건져낼 수 있을지,함께 익사할지 아직은 물음표"(핌코의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 "시장과 전면전을 선언했지만 유럽의 승부수가 이번엔 통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그리스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유럽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메시로우파이낸셜의 아돌포 라루렌티 이코노미스트).이렇듯 불안감은 여전하다. 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도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절대적으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7일 포르투갈의 2년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차이는 8%포인트로 벌어졌다. 1주 전만 해도 3%포인트에 불과한 금리차가 2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유로존 정상들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선언한 이날도 유럽 증시는 6개월래 최저로 밀렸다. 유럽판 공포지수인 V스톡스 지수도 이날 하루에만 35% 올라 49.6으로 마쳤다. 2001년 9 · 11 테러 이후 가장 높다.
WSJ는 유럽의 은행 간 금리도 뛰면서 2008년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 사태가 미국과 일본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과의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유럽위기' 더 알고 싶으시면
▶hankyung.com/europe_crisis
지난 7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정상들이 "회원국은 물론 EU이사회,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과 함께 유로존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데 이은 것이다.
◆긴박한 유럽의 주말
"유럽의 주말이 월가의 한 주를 지배할 것"(CNBC)이라고 할 만큼 유럽은 긴박한 주말을 보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65주년 기념식 참석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유로화 출범 이후 최대 위기"(사르코지)라는 진단에 다급함이 배어 있다.
당초 그리스에 대한 1100억유로 규모에 이르는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안을 최종 승인하기 위해 지난 7일의 유로존 정상회의는 유로화 사수 대책회의로 바뀌었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쓰기로 합의했다"는 표현을 서너 차례나 반복했다. 9일 EU 재무장관 회의가 서둘러 소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가 회원국의 보증으로 채권을 발행해 구제금융기금을 조성하는 게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EU 재무장관회의 대책은 유로화 몰락에 베팅하는 투기세력과의 전쟁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조직화한 세력이 유로화에 공격을 퍼붓고 있다"(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인식 아래 "앞세대가 이뤄놓은 것(단일 통화)을 다른 자(투기세력)들이 망쳐놓도록 용납하지 않겠다"(사르코지),"금융시장에서 과잉반응을 불러일으킨 일부 은행들과 헤지펀드 공매도에 나선 세력들은 대가를 치를 것"(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라는 각국 정상들의 의지가 투기 세력에 대한 전면전에 나서게 했다.
앞서 유로존 회원국들도 잇따라 그리스 지원 법안을 승인했다. 독일 하원이 관련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승인했고,프랑스 상원도 하원에서 통과된 지원 법안을 수정 없이 통과시켰다. 직접 금융 지원에 반대했던 네덜란드까지 돌아섰다.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포르투갈도 리스본 신공항 건설 등을 연기해 올해 재정적자를 당초 국내총생산(GDP)의 8.3%에서 7.3%로 감축하기로 했다. ◆불신의 바다에 빠진 유럽
"부채의 바다에 빠진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건져낼 수 있을지,함께 익사할지 아직은 물음표"(핌코의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 "시장과 전면전을 선언했지만 유럽의 승부수가 이번엔 통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그리스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유럽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메시로우파이낸셜의 아돌포 라루렌티 이코노미스트).이렇듯 불안감은 여전하다. 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도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절대적으로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7일 포르투갈의 2년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차이는 8%포인트로 벌어졌다. 1주 전만 해도 3%포인트에 불과한 금리차가 2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유로존 정상들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선언한 이날도 유럽 증시는 6개월래 최저로 밀렸다. 유럽판 공포지수인 V스톡스 지수도 이날 하루에만 35% 올라 49.6으로 마쳤다. 2001년 9 · 11 테러 이후 가장 높다.
WSJ는 유럽의 은행 간 금리도 뛰면서 2008년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 사태가 미국과 일본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과의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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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yung.com/europe_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