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지출만 줄여선 재정 악순환‥패러다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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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전략회의서 당부
녹색산업에 高성장 기회있어
비효율·중복사업 평가 강화
녹색산업에 高성장 기회있어
비효율·중복사업 평가 강화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열린 '2010년 중기 재정전략회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맞는 재정전략을 주문한 것은 그리스발(發) 재정위기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재정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재정 지출을 줄이는 식으로만 건전재정을 기할 경우 저성장이라는 틀을 영속화하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시종일관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과거와 비슷한 의견을 얘기할 것이라면 오늘 애써 여기서 모여 회의할 필요 없다. 세상이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같은 자료를 보며 회의를 하면 사고도 비슷해진다. 대한민국이 어떤 식으로 변해가야 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당부한 것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고성장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는 재정운용 방안을 짜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고령화 추세에 따라 고정 지출이 늘어나게 돼 비용을 절감하는 식으로만 재정건전성을 추구하다 보면 수입이 줄어 오히려 재정의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앞서가는 사업에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일례로 녹색산업 투자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누가 녹색산업을 만들어내고 투자하느냐에 고성장의 기회가 달려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 △비효율 · 중복 사업에 대한 성과평가 강화 △지출통제 등 재정규율 강화 등을 논의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은 이날 그리스 사태 확산에 따른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남유럽 재정위기의 국내 경제 영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금융권과의 핫라인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또 국제적인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0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 전화 회의를 열어 입장을 표명하는 등 국제 공조도 주도하기로 했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이번 위기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정종태/홍영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