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포천 일동막걸리를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

막걸리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원조 막걸리로 이름 높은 포천 막걸리는 일동,이동지역의 9개 업체에서 만든다. 이 중 일동지역 3곳 가운데 가장 큰 상신주가에서 생산한 막걸리의 대부분을 진로에서 받아 일본에 수출한다.

진로재팬에 따르면 올 3월부터 일본 전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진로 막걸리'는 지난 4월까지 11만4000상자가 판매돼 올 판매 목표 10만상자를 초과 달성했다. 수출 물량은 재고가 쌓일 틈 없이 바로 소진되고 있어,상반기 내 20만상자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진로는 지난해 12월 일본 수출을 시작하면서 상신주가와 진해의 한 막걸리업체 등 2곳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받았다. 진해는 최근 설비확장에 들어가 상신주가에서만 받고 있다.

문제는 수출량이 폭증하면서 상신주가의 생산한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상신주가는 지난해부터 매월 3억원 규모의 내수 판매실적을 올려왔는데 지난달 진로 수출물량이 월 6억원 규모까지 커지면서 내수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 상신주가 관계자는 "지난달 휴일까지 반납하고 생산에 몰두했지만 내수물량을 1억5000만원어치밖에 대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진로가 중국과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진로 관계자는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선 자체 생산시설을 만드는 게 필요하지만 대기업이 막걸리까지 만드느냐는 여론이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은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막걸리 문화를 이끌어온 곳으로 포천막걸리,이동주조, 배상면주가, 일동주조 등 9개 업체가 국내 막걸리 수출량의 80%를 생산하고 있는 막걸리 수출의 '메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