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악재 완화로 인한 코스피 지수의 '안도랠리'는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 수 있을까.

11일 지수는 이틀째 상승, 장 시작과 함께 1690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오전 11시3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29% 오른 1682.4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 상승은 유럽연합(EU)이 7500억유로(112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이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3.90% 상승한 1만785.14를 기록했고, S&P500지수(4.40%), 나스닥 지수(4.81%) 역시 급등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코스피 지수의 1차 상승 목표치는 1700선 초반 수준이다. 이번 안도랠리의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 시점에서 유로화 환율의 움직임 등에 비춰 남유럽발 재정위기 우려의 여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움직임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아울러 현재 시장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수급 주체가 개인이라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일,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2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증시가 급등하면서 기업과 관련된 우려는 다소 해소됐지만 국가 위험지표인 유로화 환율의 반등폭은 미미하다"며 "이에 비춰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 지수도 1700선 수준에서 기술적 반등이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한국 증시가 지난 6∼7일 낙폭의 70%가량을 만회하는 주가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급선인 60일선을 지지선으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1차 목표치 1680∼1700 수준의 기술적 반등 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갭을 메워가는 양상에서 코스피 지수가 1710~1715까지 오를 수 있겠지만,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안도랠리로 인해 세계 증시 전반적으로 최근 급락폭의 약 50%~61.8% 되돌림 수준까지 진행될 가능성을 우선 상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코스피 지수의 경우 61.8% 되돌림 수준까지의 반등을 상정한다면 2% 정도의 추가상승 여력이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60일·120일 이동평균선의 상승추세가 유효하고 세계 증시의 반등 여력이 한국 주식시장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일선이 위치한 1710∼1720선까지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세계 경기회복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돼 증시 상승 모멘텀이 추가적으로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다시 높이면서 추가적으로 자금이 유입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좀 더 높은 수준의 목표치를 제시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수급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1차적인 반등 목표치는 지난주 주가가 과도하게 반영했던 불확실성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코스피 지수는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1700~1750 구간의 박스권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잇따른 기업의 깜짝실적과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적자·중국 긴축 우려 등이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며 "그러나 최근 이 악재들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돼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가 안정세를 찾으며 전고점까지 무난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적자와 관련해 증시에 우호적인 뉴스들이 다음주까지 이어지면서 호재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