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살 빠지는 설탕' '혈당 낮춰주는 콩 발효 소재' '병원성 세균 죽이는 김치 유산균'….

식품 신(新)소재 산업이 뜨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식품 신소재 분야를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설탕 간장 김치 등 기존 일반 식품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자 식품 신소재를 개발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식품 신소재란 쌀겨 나무껍질 등에서 추출하거나 설탕 밀가루 콩 등 식품 기본 소재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확보한 새로운 기능을 갖는 식품 재료를 말한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땔감용으로 사실상 버려지던 코코넛 껍데기에서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 '자일로스'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쿠키 아이스크림 햄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식품성 단백질을 쌀 미강(도정 과정에서 버려지는 쌀겨와 쌀눈 가루 혼합물질)에서 끄집어내는 데도 성공,지난달 중국 하얼빈에서 생산에 들어갔다. CJ 관계자는 "설탕과 맛은 거의 같지만 먹으면 살이 빠지는 소재,천천히 소화돼 포만감이 장기간 유지되는 소재 등도 올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발효 기술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적극적이다. 5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천연 효모 엑기스가 대표적이다. 대상 관계자는 "감칠맛이 기존 효모보다 3배 이상 뛰어나고 핵산 함량이 높은 신제품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상 자회사인 대상FNF는 '종가집' 김치 연구과정에서 항균성이 뛰어난 '김치 유산균'을 최근 개발했다. '식물성 유산균발효액'이란 이름으로 특허 출원 중인 이 소재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이문희 대상FNF 대표는 "이 유산균은 가공식품은 물론 화장품 등의 항균제로 활용될 수 있다"며 "연구소에서 500여종의 김치 유산균을 분리해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60여년간 간장을 주로 만들어온 샘표식품은 콩 발효기술을 활용,기능성 식품소재를 개발 중이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인공 맛소재(MSG)를 넣지 않고도 '풍부한' 맛을 내는 발효 조미료를 개발해 최근 선보였으며 다이어트 당뇨 혈압 등에 효능이 있는 펩타이드(아미노산 덩어리)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이 신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국내 식품시장이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포화 시장)으로 변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심성미/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