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어제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 · 제약,의료기기 등 5개 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미래 전략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23조원을 선도적으로 투자해 50조원의 매출과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으로,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이 10년 후의 진로를 환경과 건강(헬스케어)에서 찾았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같은 전략은 이건희 회장이 경영복귀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사장단회의에서 제시됐다. 이 회장이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도 10년 후 사라질지 모른다"고 강조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새로운 비전이자,앞으로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핵심전략인 셈이다.

일본 도요타의 추락에서 보듯,어떤 기업이든 오늘에 안주하다가는 어느 순간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글로벌 시장과 기업 환경이다. 우리 대기업들이 모두 차세대 먹을거리산업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끊임없는 혁신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신수종 사업 창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LG그룹 또한 태양전지,차세대 조명,토털 공조,차세대 전지 등 4대 핵심사업에 20조원을 투자해 중점 육성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번 삼성의 미래사업 선도 전략이 LG그룹의 그것과 상당 부분 일치함으로써 차세대 사업 영역에서의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의 시장 선점(先占)과 주도권 경쟁이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가 이뤄지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일류 기업들의 각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우리 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