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필두로 한 남유럽발 금융위기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확산되면 IT(정보기술), 섬유, 자동차업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11일 열린 '남유럽 금융위기와 쓰나미와 한국증시'를 주제로 열린 긴급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 팀장은 "2008년 글로벌 초대형 금융위기에 맞서 각국 정부가 능동적이고 다각적인 정책으로 대응했고, 이에 따라 국가의 재정과 채무가 증가했다"며 "이번 남유럽발 금융위기는 위기극복 과정에 온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확대로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 등이 없고 유로존내 정치 문제로 즉각적인 실행 가능성도 불확실할 것이란 판단이다.

장 팀장은 "한국의 대유럽 수출 비중은 15% 이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 대유럽 수출은 전년 대비 27%나 감소해 대미 18.8%, 대일본 22.9%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9년에는 대유럽 수출 비중이 큰 통신기기 섬유 정밀기기 자동차 등의 대유럽 수출이 30~50%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의 영향이 큰 대유럽 최종소비재 수출업종, 대중국 소재 수출업종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유럽발 금융위기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나, 위기에 확산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장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권의 PIGS(포르투칼·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에 대한 노출은 총 6억5000만달러로 총 채권보유금액의 1.22%에 불과하다"며 "최근 위기가 고조된 그리스에 대한 노출이 비교적 크나, 역시 3억8000만달러로 0.72%에 그친다"고 전했다.

장 팀장은 "국내 금융권 대외채무의 위기국 비중도 제한적"이라며 "다만 국내 금융권의 최대 채권국인 영국 등으로 위기가 확산되면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