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지난달 원자재 수입가격이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철강업체 등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환율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하지만 유럽발(發) 금융 위기와 중국의 통화 긴축설로 주요 원자재 선물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재고분도 많아 원자재값 고공 행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수입업협회(KOIMA)는 12일 지난달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의 평균치(KOIMA 지수)가 전월보다 31.21포인트(10.51%) 오른 328.08포인트에 달했다고 발표했다.2008년 9월 359.22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KOIMA 지수는 원자재 수입업체 담당자가 전하는 계약 상황과 주요 시황을 참고해 산출된다.

품목별로는 철광석이 전월 대비 89%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인 발레(Vale)사와 2분기 도입 가격을 86% 하기로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제강용 유연탄 역시 4월 인도분에 대해 철강업체들이 BHP빌리톤으로부터 t당 200달러에 들여오기로 하면서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작년 4월 제강용 유연탄의 인도 가격은 t당 125달러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선철(19.57%) 등 주요 철강제품의 가격도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비철금속도 5.58% 상승했다.니켈의 경우 수요 증가에다 광산 파업까지 겹쳐 15.61%로 뛰었고,원료(라텍스) 채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천연고무 역시 13.09%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수입업협회 관계자는 “총 30개 조사 품목 가운데 상승한 것이 22개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글로벌 원자재값과 관련해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철광석의 경우 세계 수요의 블랙홀로 부상한 중국 상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중국철강협회(CISA)의 덩췰린(Deng Qilin) 회장은 “철광석 가격이 3분기까지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최근 호주 맥쿼리은행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로 철광석 가격이 올 하반기에 t당 150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지난주 중국 철광석 가격은 t당 186달러로 전주 대비 1.85% 하락했다.런던의 비철금속 선물 거래소인 LME의 아연 재고량도 적정치를 넘어설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또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IMEX)의 원유 선물 집하지역인 미국 쿠싱 오클라호마 지역의 재고 수준이 지난달 30일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