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강의속으로] (1) KAIST, 홈플러스 경영자 입장에서 '액션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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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슈퍼마켓(SSM) 확대 추세에 따라 현재 SSM매장 수에서 이마트보다 앞선 홈플러스가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아니다. SSM은 아직 진입 장벽이 낮아 선점 효과가 크지 않으며 대형마트 운영 경험에서 앞선 이마트가 더 이득을 볼 수도 있다. "
지난 10일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IMBA(중간관리자급 MBA) 과정의 '글로벌경영전략' 수업에 참가한 32명의 학생들이 홈플러스의 성장 전략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마트 저가공세 맞선 홈플러스의 전략
'홈플러스의 도약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오수진씨는 "이마트의 저가 정책에 대해 홈플러스가 맞불 전략을 구사하기보단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허허실실'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마트에 비해 비교적 낮은 영업이익률과 높은 인건비를 가진 홈플러스로선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체상표(PB) 제품의 신뢰도도 중요하다"며 "제조업체와의 협력 강화로 제품의 질을 꾸준히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최근 찬반 양론으로 대립 중인 SSM법안이 대형마트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 학생은 "'근접성'이 할인점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인만큼 현재 SSM점포 수가 비교적 많은 홈플러스가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은 그러나 "SSM은 아직 성장성이 큰 사업 부문이어서 선점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반론을 폈다. 강의를 맡은 이지환 교수는 "마트 업계로선 매장을 늘리지 않고도 '거리'의 갭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며 "먼 거리의 고객을 끌어들일 방법과 가까운 거리의 고객을 빼앗기지 않을 전략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백화점업계 '재차별화'전략 필요
이날 수업에선 백화점 업계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정훈씨는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보유 명품 브랜드가 공통화되는 등 최근 모두 고급 평준화 됐다"며 재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전략으로 "특히 패션 관련 상품군에 대한 집중적 차별화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해외 브랜드의 선도 입점 전략 및 지속적인 'VVIP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이미 확대된 '고급 백화점'을 더 이상 벌려나가기보다는 오히려 비강남권 시장의 집객력 확대를 위한 맞춤형 제품 라인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 교수는 "토론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발표 시간을 줄이는 팀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장실습과제 회사경영에 응용
KAIST의 대표적 MBA 프로그램인 IMBA는 5년 이상 실무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1년 전일제로 운영되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개별 기업의 발전 전략에 대한 발표 · 토론 수업과 현장실습과제를 통해 회사의 경영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액션 러닝' 교육을 받는다. 학교 측은 세계적 비즈니스 스쿨인 미국 선더버드 등 해외 대학 및 중국 현지 기업과 연계한 연수프로그램을 2회 제공하며 노스웨스턴대 및 일리노이대와는 복수학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필수 과목으로 마케팅 관리,재무회계 · 분석,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 경영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리더십 트레이닝도 제공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