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대주주의 매물폭탄과 예비 대주주의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발표로 이틀째 급락했다.

12일 셀트리온은 전날대비 950원(4.41%) 하락한 2만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4% 가까운 내림세에 이은 큰 폭의 하락이다.

셀트리온은 전날 투자를 약속했던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Ion Investments)가 유상증자 금액 납입일을 기존 12일(오늘)에서 오는 18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KT&G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심은 악화됐다.

투자자의 납입일 연기와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등 두 가지 '폭탄선언'에 주가는 이틀 사이에 7.8%가 날아갔다. 삼성의 바이오 부문 투자발표에 관련주들이 이틀 연속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테마섹이 지분을 취득하는 데에 있어서 서류절차 상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기된 날짜가 거래일수로는 3거래일 정도 불과하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절차상의 문제일 뿐 증자참여 여부가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유상증자 자금 납입 지연 이유였던 한국은행 승인절차도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마섹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약 10%(약1233만주)를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반면 셀트리온은 KT&G의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KT&G는 셀트리온 보유주식 1203만810주(지분율 12.07%) 전량을 이날 장 개시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정정공시를 냈다. 앞서 지난 3일과 4일에도 셀트리온의 주식 100만주를 매각한 바 있다.

그는 "KT&G는 셀트리온의 사업초기인 2002년부터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단순한 최대주주 이상의 파트너로 생각해왔다"면서 "하지만 지분을 단 며칠동안 전량 매각하는 행태는 의외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T&G가 2002년 투자원금 212억원 대비 830%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총 매각대금은 2812억원, 처분이익은 2600억원, 세후 현금유입액은 2183억원에 달할 전망하고 있다.

염동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KT&G의 지분 매각에 따라 셀트리온 주가가 2∼5 영업일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각이 중장기적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목표주가 3만1000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