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발전소가 英문화 자존심 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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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모던 미술관 개관 10년…4500여만명 다녀가
과거·현재 공존하는 색다른 건축미로 대중과 소통
과거·현재 공존하는 색다른 건축미로 대중과 소통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사진)이 12일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이곳은 미국의 뉴욕 현대미술관(MoMA),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함께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손꼽힌다.
템스 강 남쪽 강변에 있는 테이트모던의 모태는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다. 영국의 빨간색 공중전화기와 워털루 다리를 설계한 길버트 스콧 경의 작품이었던 화력발전소는 1981년 폐쇄된 지 10년 넘게 런던의 흉물로 남아 있었다. 이곳에 영국 정부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미술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1994년부터 건설에 들어가 2000년 5월12일 개장했다. 석탄 매연을 내뿜던 화력발전소는 현대 예술품이 살아숨쉬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년 50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누적 방문객 수는 4500여만명.영국을 찾는 사람들의 필수 관광코스다. 이에 미술관 측은 더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2억1500만파운드(약 3600억원)를 들여 근처에 새 미술관을 짓고 있다. 신축 미술관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맞춰 개장할 예정이다.
영국 월간 아트뉴스페이퍼는 테이트모던의 차별점으로 '건축'을 꼽았다. 테이트모던은 미술관으로 탈바꿈했지만 화력발전소 외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미술관을 설계한 스위스 건축가 자크 에르조그와 피에르 드 뮈롱이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발전소 연기를 내뿜던 굴뚝은 여전히 미술관 정문에 우뚝 솟아있다. 내부도 발전소 시절의 흔적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다. 특히 '터빈홀'로 불리는 미술관의 로비 천장에는 동력기가 자리잡고 있으며 발전실이나 철골 구조물들도 그대로 있다.
아트뉴스페이퍼는 이 같은 과거의 건축물들이 현대미술품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5층 건물 높이의 3400㎡ 짜리 터빈홀은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대규모 전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유니레버 프로젝트'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조형물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대중에게 다가선 공간=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테이트모던의 성공요인으로 '대중 친화성'을 강조했다. 현대미술을 멀리하던 대중이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여기엔 현대미술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려는 니콜라 세로타 관장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미술관은 특별 전시를 제외하곤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전시 방식도 독특하다. 기존 미술관들이 '연대기'식 전시에 치중한다면 테이트모던은 '주제별' 전시로 승부한다. 미술의 역사와 배경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주제별 전시를 통해 예술 작품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시물들도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독일의 카르스텐 홀러가 제작한 '테스트 사이트'는 미끄럼틀과 닮은 구조로 아이들이 직접 타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콜롬비아의 도리스 살세도의 작품 '십볼렛'은 바닥에 커다란 균열을 낸 작품으로 이 역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대중 친화적 작품과 기획이 테이트모던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테이트모던은 10주년 기념행사로 12일부터 닷새 동안 전 세계 학생들의 작품 300점을 모아 특별전시회를 연다. 14~16일에는 '상하이에서 리오까지'라는 제목으로 70개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템스 강 남쪽 강변에 있는 테이트모던의 모태는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다. 영국의 빨간색 공중전화기와 워털루 다리를 설계한 길버트 스콧 경의 작품이었던 화력발전소는 1981년 폐쇄된 지 10년 넘게 런던의 흉물로 남아 있었다. 이곳에 영국 정부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미술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1994년부터 건설에 들어가 2000년 5월12일 개장했다. 석탄 매연을 내뿜던 화력발전소는 현대 예술품이 살아숨쉬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년 50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누적 방문객 수는 4500여만명.영국을 찾는 사람들의 필수 관광코스다. 이에 미술관 측은 더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2억1500만파운드(약 3600억원)를 들여 근처에 새 미술관을 짓고 있다. 신축 미술관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맞춰 개장할 예정이다.
영국 월간 아트뉴스페이퍼는 테이트모던의 차별점으로 '건축'을 꼽았다. 테이트모던은 미술관으로 탈바꿈했지만 화력발전소 외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미술관을 설계한 스위스 건축가 자크 에르조그와 피에르 드 뮈롱이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발전소 연기를 내뿜던 굴뚝은 여전히 미술관 정문에 우뚝 솟아있다. 내부도 발전소 시절의 흔적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다. 특히 '터빈홀'로 불리는 미술관의 로비 천장에는 동력기가 자리잡고 있으며 발전실이나 철골 구조물들도 그대로 있다.
아트뉴스페이퍼는 이 같은 과거의 건축물들이 현대미술품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5층 건물 높이의 3400㎡ 짜리 터빈홀은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대규모 전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유니레버 프로젝트'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조형물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대중에게 다가선 공간=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테이트모던의 성공요인으로 '대중 친화성'을 강조했다. 현대미술을 멀리하던 대중이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여기엔 현대미술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려는 니콜라 세로타 관장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미술관은 특별 전시를 제외하곤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전시 방식도 독특하다. 기존 미술관들이 '연대기'식 전시에 치중한다면 테이트모던은 '주제별' 전시로 승부한다. 미술의 역사와 배경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주제별 전시를 통해 예술 작품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시물들도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독일의 카르스텐 홀러가 제작한 '테스트 사이트'는 미끄럼틀과 닮은 구조로 아이들이 직접 타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콜롬비아의 도리스 살세도의 작품 '십볼렛'은 바닥에 커다란 균열을 낸 작품으로 이 역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대중 친화적 작품과 기획이 테이트모던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테이트모던은 10주년 기념행사로 12일부터 닷새 동안 전 세계 학생들의 작품 300점을 모아 특별전시회를 연다. 14~16일에는 '상하이에서 리오까지'라는 제목으로 70개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