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재정위기 우려 여전
모건 스탠리 수사 뉴스에 불안감 증폭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오름세를 보이며 1140원대 초반에서 마감됐다. 4거래일 만에 다시 1140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패키지가 남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원 오른 113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개장 24분 만에 1130.5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역외 매수세가 이어지자 환율은 오전 10시43분경 1140원까지 반등했다.

이날 오전 북한 과학자들이 핵융합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마이너스로 돌아서 환율을 위로 이끌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긴축 우려와 외국인 순매도 증가도 주가의 낙폭을 키우며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서서히 반등폭을 키워갔다. 1140원 부근에서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공급되자 환율은 잠시 113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검찰이 골드만 삭스에 이어 모건 스탠리를 수사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확산됐다. 이에 역외 매수세가 다시 들어오며 환율은 오후 2시11분경 1146원까지 치솟은 뒤 전날보다 8.1원 상승한 114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1141.3원으로 마감한 뒤 4거래일 만에 다시 1140원대로 돌아간 것이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구제금융 패키지 지원이 유로존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회의론에 유로화가 폭락했다"면서 "이렇게 불안심리가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모건 스탠리 수사 뉴스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더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런 상황에서는 악재가 조금만 나와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분간 1130~1150원 사이에서 환율의 움직임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외국인 순매도가 급증한 지금 상황에서 모건 스탠리 뉴스는 글로벌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키우며 환율 상승 여지를 만들어 주는 요인"이라며 "일단 단기적으로 보면 환율 바닥은 찍은 것 같고 새로운 박스권을 찾는 단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21p 하락한 1663.03을, 코스닥지수는 0.09p 내린 512.13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050억원어치를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 마감 무렵 1.2646달러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92.5달러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