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진의 차이나BIZ] 골드만삭스가 中서 돼지 키우는 이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최대의 휴대폰업체 노키아는 이달 들어 중국에 대당 250~300위안(약 4만2500~ 5만1000원)의 저가 모델을 내놓으면서 한 달에 8위안만 내면 농민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담긴 문자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주요 곡물 가격과 날씨 같은 정보가 서비스된다. 중국 휴대폰 시장 1위를 굳히려는 노키아의 농촌 마케팅의 한 사례다. 노키아는 앞서 농촌에선 가구별로 휴대폰을 공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해 전화번호부를 여러 개 제공하는 기능의 휴대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농촌에서 엘도라도(전설 속의 황금도시)를 찾는 다국적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동력을 다원화하기 위해 농촌 시장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간파한 행보다.
외국 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2위의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은 중국 건설은행과 합작으로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향후 3년 내 100개 농촌신용사(농민이 주 고객인 금융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2006년 말 외국 자본과 민간자본도 농촌신용사를 세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HSBC가 5개,씨티그룹이 3개,스탠다드차타드가 1개의 농촌신용사를 설립했다. 현재 중국에는 100개의 농촌신용사가 있으며 금융당국은 이를 3년 내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억3000만곳에 이르는 농촌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농촌에서 비즈니스를 위해 대출을 필요로 하고 있다"(차이나데일리)고 할 만큼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산탄데르은행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다국적 유통업체에도 농촌은 기회의 땅이다. "월마트는 여행가이드들도 듣지 못한 후난성의 소도시 러우디에까지 할인점을 세우고 있다"(AP통신). 까르푸에 뒤진 열세를 만회할 키워드로 농촌을 잡은 것이다. 중국의 농업에 베팅하는 외국계 자본도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2008년 후난성과 푸젠성에서 2억~3억달러를 투자해 10여곳의 양돈 농장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의 양돈업이 일반 농가의 소규모 돼지 사육에서 기업형으로 발전하고 있어 외국 자본의 시장 진입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사료업체 신시왕 그룹의 왕항 부회장)는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003년 취임 이후 '조화(調和)사회'를 기치로 내걸고 농촌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사회불안의 불씨인 빈부격차를 줄이고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밍싱 중국기업연합회 부이사장은 "모토로라가 한때 중국 휴대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건 군수산업을 민영화하려는 중국 정부에 도움을 주면서 사업 기회를 잡은 덕이 컸다"며 "농촌 육성이라는 정책 흐름을 탈 때 다국적기업들의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
농촌에서 엘도라도(전설 속의 황금도시)를 찾는 다국적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동력을 다원화하기 위해 농촌 시장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간파한 행보다.
외국 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2위의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은 중국 건설은행과 합작으로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향후 3년 내 100개 농촌신용사(농민이 주 고객인 금융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2006년 말 외국 자본과 민간자본도 농촌신용사를 세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HSBC가 5개,씨티그룹이 3개,스탠다드차타드가 1개의 농촌신용사를 설립했다. 현재 중국에는 100개의 농촌신용사가 있으며 금융당국은 이를 3년 내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억3000만곳에 이르는 농촌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농촌에서 비즈니스를 위해 대출을 필요로 하고 있다"(차이나데일리)고 할 만큼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산탄데르은행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다국적 유통업체에도 농촌은 기회의 땅이다. "월마트는 여행가이드들도 듣지 못한 후난성의 소도시 러우디에까지 할인점을 세우고 있다"(AP통신). 까르푸에 뒤진 열세를 만회할 키워드로 농촌을 잡은 것이다. 중국의 농업에 베팅하는 외국계 자본도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2008년 후난성과 푸젠성에서 2억~3억달러를 투자해 10여곳의 양돈 농장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의 양돈업이 일반 농가의 소규모 돼지 사육에서 기업형으로 발전하고 있어 외국 자본의 시장 진입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사료업체 신시왕 그룹의 왕항 부회장)는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003년 취임 이후 '조화(調和)사회'를 기치로 내걸고 농촌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사회불안의 불씨인 빈부격차를 줄이고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밍싱 중국기업연합회 부이사장은 "모토로라가 한때 중국 휴대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건 군수산업을 민영화하려는 중국 정부에 도움을 주면서 사업 기회를 잡은 덕이 컸다"며 "농촌 육성이라는 정책 흐름을 탈 때 다국적기업들의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