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달라졌다"…8~9월 금리인상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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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출구쪽으로 '성큼'
경기 회복세 뚜렷해지고 있어…정부도 '너무 늦지 않게' 대비
경기 회복세 뚜렷해지고 있어…정부도 '너무 늦지 않게' 대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 등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들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연 2.0%인 정책금리(한은 기준금리)를 15개월째 동결했지만 '의결문'은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을 강력 시사하는 쪽으로 내놨다.
'비둘기파(저금리 유지론자)'로 분류되는 김 총재 마저도 "이제 경제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국내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전문가들과 시장참가자들 상당수는 8~9월께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으며 일각에선 6월 인상까지도 점치고 있다.
◆금통위 어떻게 달라졌나
12일 발표된 금통위 의결문은 지난달 의결문과 비교했을 때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달라졌다.
우선 종합 경기 판단이 그렇다. 지난달엔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바뀌었다.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다. 김 총재는 더블딥(경기 재차 하강)가능성을 거둬들이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론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용 관련 멘트가 4월엔 없었지만 이번엔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됐다. 김 총재가 민간 자생력 회복을 판단하는 잣대로 고용과 건설투자 등 두 가지를 꼽았는데, 고용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판단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모든 변수가 모두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제부터는 물가가 걱정이라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다. 의결문은 '경기회복으로 수요 압력이 점차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구체적으로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4월엔 '당분간 완화기조 유지'라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당분간'이란 단어가 빠졌다. 지금 당장이라도 금리를 올릴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원들은 다만 그리스 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 가능성과 집값에 대해 우려했다. 집값에 대해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약세를 나타냈다'는 말을 의결문에 새롭게 집어넣었다. 앞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내부 요인으론 집값 때문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정부도 금리인상 대비하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출구전략 시점과 관련,"2분기 경제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철수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만약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좋게 나온다면 3분기엔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 GDP 속보치가 7월 말에 나오는데 수치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면 8월,늦어도 9월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출구전략의 국제공조'가 강조되면서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금리인상이 시행될 것이란 예상에서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날 금통위에 열석발언권(금통위원들과 나란히 앉아 발언하는 것)을 행사한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출구전략은 너무 늦지도,이르지도 않게 해서 그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너무 늦지 않게'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한은이나 정부나 금리를 인상하는 데 국내경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남유럽발 세계경제 불안만 변수로 삼는 모습"이라며 "정부 당국도 금리인상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 상무는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6월 소폭 금리 인상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권고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비둘기파(저금리 유지론자)'로 분류되는 김 총재 마저도 "이제 경제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국내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전문가들과 시장참가자들 상당수는 8~9월께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으며 일각에선 6월 인상까지도 점치고 있다.
◆금통위 어떻게 달라졌나
12일 발표된 금통위 의결문은 지난달 의결문과 비교했을 때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달라졌다.
우선 종합 경기 판단이 그렇다. 지난달엔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바뀌었다.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다. 김 총재는 더블딥(경기 재차 하강)가능성을 거둬들이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론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용 관련 멘트가 4월엔 없었지만 이번엔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됐다. 김 총재가 민간 자생력 회복을 판단하는 잣대로 고용과 건설투자 등 두 가지를 꼽았는데, 고용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판단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모든 변수가 모두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제부터는 물가가 걱정이라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다. 의결문은 '경기회복으로 수요 압력이 점차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구체적으로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4월엔 '당분간 완화기조 유지'라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당분간'이란 단어가 빠졌다. 지금 당장이라도 금리를 올릴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원들은 다만 그리스 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 가능성과 집값에 대해 우려했다. 집값에 대해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약세를 나타냈다'는 말을 의결문에 새롭게 집어넣었다. 앞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내부 요인으론 집값 때문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정부도 금리인상 대비하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출구전략 시점과 관련,"2분기 경제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철수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만약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좋게 나온다면 3분기엔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 GDP 속보치가 7월 말에 나오는데 수치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면 8월,늦어도 9월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출구전략의 국제공조'가 강조되면서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금리인상이 시행될 것이란 예상에서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날 금통위에 열석발언권(금통위원들과 나란히 앉아 발언하는 것)을 행사한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출구전략은 너무 늦지도,이르지도 않게 해서 그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너무 늦지 않게'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한은이나 정부나 금리를 인상하는 데 국내경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남유럽발 세계경제 불안만 변수로 삼는 모습"이라며 "정부 당국도 금리인상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 상무는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6월 소폭 금리 인상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권고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