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재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태양광시장 위축으로 보류했던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폴리실리콘 공급이 달리고 있다. 폴리실리콘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폴리실리콘 스폿(단기계약) 물량 가격은 ㎏당 50달러 중반에서 60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태양전지 생산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태양전지 업체들이 폴리실리콘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이후 삼성 LG 한화 SK 등 대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업체는 없다. 지난해 바커 헴록 OCI 등 시장 선두 기업들의 설비 증설 경쟁으로 공급이 넘쳐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태양광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폴리실리콘 부문 투자를 미뤄왔던 국내 기업들이 사업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폴리실리콘 사업과 관련해 진출 여부를 올해 안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전지 사업에 6조원을 투자키로 한 삼성 역시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삼성정밀화학 등 화학 계열사를 통한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이 점쳐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작년 5월 대만의 원천기술 업체인 SREC와 폴리실리콘 기술 도입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고 현재 울산 공장에 테스트 설비를 운전 중이다. 올해 안에 폴리실리콘 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0㎿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한화케미칼은 해외 중소 폴리실리콘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