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3721억원.이 중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7%에 불과하다. 그만큼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다. 때문에 애경산업에는 언제나 '전형적인 내수기업'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올 1월 취임한 고광현 대표(사진)가 이런 꼬리표를 떼내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고 대표는 이날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경쟁사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라며 "중국 일본 대만 등지가 애경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 들고나갈 대표 상품으로 2080치약과 '루나' 화장품을 꼽았다. 2080치약은 25% 안팎의 점유율로 LG생활건강의'페리오'와 1위 자리를 다투고 있으며,루나는 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국내에서 검증받은 1등 제품을 들고나가 현재 7%인 해외매출 비중을 2014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그러나 세제에 대해선 "물류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당장 해외수출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대신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경산업은 이날 '겔' 형태의 세탁세제인 '리큐(LiQ)'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농축 겔 형태로 제작돼 기존 액체세제의 절반만 넣어도 비슷한 세척력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