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1700선 재돌파를 앞두고 상승 에너지를 비축하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전날 30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피로가 쌓인 데다 최근 미국증시 흐름과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뉴욕 증시 급락이 조정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이어 세금인상과 공무원 급여 삭감 등 재정 긴축안을 내놓으면서 유럽 재정위기 우
려가 약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는 실망스러운 고용지표와 검찰의 은행 조사 확대 등의 악재가 겹치며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13.96포인트(1.05%) 떨어진 10782.9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4.23포인트(1.21%) 하락한 1157.44을 나타냈고, 나스닥지수는 30.66포인트(1.26%) 내린 2394.36로 장을 마쳤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44만4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4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신규 실업자수는 4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4만명을 웃돌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뉴욕 검찰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 이어 씨티그룹 등 월가 8개 대형은행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으로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상품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심리가 여전한 상황인 만큼 역발상보다는 추세순응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종 중심의 기존 주도주군과 항공, 해운 등 운송 업종 위주의 대응을 권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IT·車·운송 업종 추격매수 대응"

신한금융투자는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상품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심리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역발상보다는 추세 순응의 대응이 유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존의 대규모 지원안으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반등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금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소폭이나마 매수 우위로 돌아서고 있고 최근 기업실적과 글로벌 경기회복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1700~1750선의 박스권 회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금리인상 우려가 확산하면서 건설주의 낙폭이 추가로 확대되는 것을 보면 역발상보다는 추세순응의 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며 "아직은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종 중심의 기존 주도주군과 항공, 해운 등 운송업종 위주의 추격매수 대응이 유리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증권 "선진시장 출구전략 지연..증시엔 호재"

현대증권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선진시장의 출구전략 시행이 상대적으로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럴 경우 신흥시장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우려 약화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외국인이라는 주도세력이 동시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앞서가는 신흥국과 뒤쳐진 선진국 사이의 금리 격차는 저금리로 확대된 유동성을 신흥시장으로 유인해 활발한 캐리 트레이드 여건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국내증시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유럽을 포함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최근 중국 지급준비율 인상을 비롯해 호주 브라질 인도 등 빠른 경기 회복을 보인 신흥국에서는 순차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유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도 스페인과 영국의 재정감축안 발표와 포르투갈의 성공적인 국채 발행 등으로 유럽발 위기가 크게 진정되면서 외국인의 단기적인 매도세도 일단락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주도주(IT·자동차)와 주도세력(외국인)의 복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투자심리와 수급 상황이 위기 이전으로의 완전한 회복 전이라는 점에서 시장대응은 기존 주도주 내에서의 압축된 선택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 하나대투증권 "환율을 봐야..1100원 수렴시 긍정적"

하나대투증권은 지수 반등 만큼이나 의미있는 것은 금융시장 안정을 반영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변화라며 1100원대에 수렴한다면 증시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날 시장의 급등보다 반가운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었다"며 "최소한 한국은 남유럽 문제로부터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대변해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경우 방향성은 심리적인 영향을, 그 격차는 이익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원·엔 환율 수준이 이익 훼손 우려를 갖게 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서 연구원은 "구태의연해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에 대한 애착은 유지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매 과점에서 보험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증권 "아이폰 흥행 수혜주는 도시광산株"

동양종금증권은 아이폰 흥행의 수혜를 도시광산 관련주들이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시광산이란 폐휴대폰, 폐가전제품 등에서 희귀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산업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열풍이 거셀수록 장롱 속으로 사라질 구형 휴대폰도 늘어날 것"이라며 "휴대폰은 첨단 IT(정보기술) 제품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을 모아둔 보물창고로, 도시광산 산업에 대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원재활용을 통해 녹색성장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희귀금속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도시광산 산업이 이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고 원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그는 "폐휴대폰과 폐가전제품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작업은 높은 수준의 제련기술이 필요한 기술집약형 산업이라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자본 참여도 활발할 것"이라며 "포스코, SK, LS 등은 지분참여 등을 통해 도시광산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인선이엔티, 애강리메텍 등도 관련분야 기술과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