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 지수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투자자만이 매수세에 나서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장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남유럽발(發)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의 대형은행 조사 확대를 통한 금융규제 강화 우려, 미국 경기 모멘텀 둔화 등이 지수 추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긴축과 관련해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전반적인 긴축정책 가능성이 낮고, 한국 증시의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지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기준 이후 12개월 PER(주가수익비율)이 9.4배 수준에 불과하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남유럽 사태 완화에 따른 단기 급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있겠지만,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을 고려하면 최근 나타났던 변동성 확대 경향이 낮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상승 추세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거시 경제지표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설비가동률과 5월 미시건대 소비심리 평가지수 등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 모멘텀의 연착륙만 반영하면 주식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춰 당분간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며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에는 미국 경기 모멘텀 둔화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규제 강화 우려 등 돌발악재가 남아있고,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경제지표 개선을 통해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