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마감된 지방선거 후보등록 현황을 통해 본 후보군의 특징은 유급화에 따른 고학력화와 전문인,여성 정치지망생들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기초의회에 문을 두드리는 대졸 이상 학력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옥중출마하는 군수부터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부녀지간,처남 · 매제 대결 등 화젯거리가 많다.

◆"기초의원이 어때서…" 출마 '러시'

2006년 시행된 '유급화' 바람을 타고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이번에도 대거 기초의회 선거에 뛰어들었다. 대졸 이상은 44.8%인 3771명,대학원졸 이상은 18.2%인 153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졸 이상 학력자가 2002년 22.3%에서 2006년 43.4%로 배 이상 늘어난 뒤 증가 추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취업난이 사회문제가 되는 상황에서,기초의회 유급화 5년째를 맞아 지방의원직이 매력적인 전문직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풍(女風)'도 거셌다. 등록후보 8441명 가운데 여성이 12.8%인 1080명에 달했다. 정치권이 여성 의무공천 비율을 도입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직업군으로 보면 정치인과 공무원의 강세가 여전했고, 등록후보의 평균 연령은 52.2세였다. 한나라당 소속의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후보는 다른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일찌감치 무투표 당선자로 확정됐다. 전북6명,전남 18명, 대구 · 경북 29명 등 50여명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전주시의원에 출마한 민주당의 유창희 · 최진호 후보를 비롯해 고창 임동규,완주 소병래,남원 이상현,익산 배승철 후보 등이다.

종전 선거에서는 후보자가 1명인 경우 투표를 해 투표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인으로 결정됐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무투표 당선제가 도입된 탓이다.

◆이색출마자

대전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김은선 한나라당 후보(26 · 여)와 곽수천 자유선진당 후보(69)가 나란히 동구 제2선거구에 후보등록했다. 나이 차이는 무려 43세.주변에선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결'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전완준 전남 화순군수는 유일하게 옥중출마했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임택 국민참여당 후보와 임홍채 무소속 후보는 '문중 대결'로 입소문을 탔다. 이들은 임씨 문중으로부터 끊임없이 단일화 요구를 받고 있으며 후보등록 이후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충남 청양군수 자리를 놓고는 처남과 매제가 경쟁자가 됐다. 3선에 도전하는 김시환 자유선진당 후보가 여동생의 남편인 한상돈 민주당 후보와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 것이다.

대전 서구의회 바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한태빈 후보는 서구의회 마선거구에 출마한 한수영 후보와 부녀지간이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광주 서구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