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연일 급락함에 따라 고위 경영자가 직접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를 둘러싼 각종 루머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종일 부사장은 이날 기관투자가와 각 증권사 중공업담당 애널리스트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난 2주간 두산중공업의 주가 급락 배경으로 지목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간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과 관련해 △자회사 두산건설의 자금 악화와 유상증자 가능성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의 유상증자 가능성 △플랜트 건설업계의 수주 환경 '피크 아웃' △유럽시장 악화 및 유로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 등에 관한 루머가 돌았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두산그룹주 매도에 나서면서 두산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말에 비해 17% 급락한 6만7400원을 기록했다.

최 부사장은 두산건설 자금 악화와 관련해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와 일산 제니스 아파트사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지만 두산건설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놨다"며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증자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유상증자건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당기 순손실이 나겠지만 금년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모회사인 인프라코어가 자금을 충분히 투입해 올해 증자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플랜트 건설업계의 수주 환경에 대해 두산중공업은 일반 플랜트 건설업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두산중공업의 주력 부문인 원자력,화력발전,담수플랜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특히 원자력발전은 성장성이 크고 한국 컨소시엄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강력한 기기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도 일반 건설업체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로화 약세에 따른 경쟁력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유로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는 한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두산과 두산중공업,두산건설,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1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11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두산건설 자금악화설''두산밥캣 증자설' 등을 유포해 두산그룹의 신용을 훼손시키고 주가를 폭락하게 한 주범을 밝혀 처벌해달라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두산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가 퍼져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는 물론 회사가 직 ·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데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