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씨는 직장인들에게 골칫거리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공식 근무 복장으로 지정하거나 여름 일정 기간 동안 넥타이를 매지 않는 '쿨비즈'(Coolbiz)를 시행하는 회사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여름철 복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오랫동안 정장과 셔츠에 넥타이를 매는 게 몸에 배어 있는 직장인들은 넥타이를 풀고는 어떻게 멋을 내야 할지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하얀 셔츠에 넥타이만 매지 않고 다니면 무난할 듯싶지만 직장 동료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패션 감각이 떨어지거나 성의가 없어 보일까봐 걱정이다.

최근 들어 실내 냉방 비용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옷차림을 간소화한 '쿨비즈 패션'이 각광받고 있지만 업무상 외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만큼 아무래도 최소한의 복장 예의는 갖춰야 하는 법.비즈니스맨으로서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시원하게 옷을 입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제일모직,LG패션,캠브리지코오롱,파크랜드 등 의류업체들은 여름 비즈니스 캐주얼로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다양한 쿨비즈 패션을 선보였다. 올 시즌에는 여름철 고급 천연소재로 가볍고 쾌적한 느낌을 주는 '모헤어'(앙고라 산양에서 나온 털로 흡습성이 뛰어나 수분을 잘 흡수함)를 비롯해 청량감은 유지하면서 주름을 개선하고,무게를 가볍게 한 '리넨(마) 혼방' 등 고기능 소재 제품이 봇물을 이룬다. 또 작년에는 화이트 핑크 옐로 등 화려한 컬러를 강조한 제품이 많았지만,올해는 그레이(회색) 네이비(감청색) 블루 등으로 색상이 다소 보수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일모직 '로가디스'는 재킷,바지,셔츠,속옷 등으로 10가지의 쿨비즈 코디네이션을 선보이는 '3+'(스리 플러스) 세트 상품을 내놓았다. 대표 세트는 '쿨 리조트 SET 997'.밝은 블루 재킷과 옅은 베이지색 팬츠,스트라이프 무늬의 셔츠를 조화시켰다. 재킷은 폴리에스터와 리넨 혼방 소재로 부자재를 줄여 가볍고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 LG패션 '타운젠트'는 시원한 소재와 통풍성을 강조한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어깨 부위를 곡선으로 디자인해 활동성을 높인 '아이스 재킷'과 물세탁이 가능한 '워셔블 팬츠'가 대표 상품이다.

캠브리지코오롱의 '브렌우드'는 실제 온도보다 체감온도가 1.5~2.0도 내려가는 첨단 소재의 기능성 쿨비즈 정장인 '쿨 프레쉬 슈트'를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남성의 허리 라인과 가슴 라인을 살려 주는 슬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파크랜드도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기능성 정장인 '아이스 플러스(ICE PLUS) 슈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메시(그물형) 소재를 안감으로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 적당한 반발력을 갖춘 원단이 옷맵시를 유지해 준다.

직장 여성들의 경우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쿨비즈 아이템은 원피스와 셔츠,카디건이다. 원피스에 가벼운 재킷이나 카디건을 매치하면 여성스러우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셔츠는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을 선택하면 재킷 대용으로 시원한 오피스룩을 연출할 수 있다. 하의는 심플한 디자인의 크롭트 팬츠(7~9부 바지)나 H라인 스커트를 입으면 깔끔해 보인다. 크롭트 팬츠 중에서도 활동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배기 팬츠(허리에서 가랑이까지의 '밑위 길이'가 긴 바지)를 선택하면 좋다.

송태형 기자 tough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