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선수도 아마추어,캐디도 아마추어’

미국PGA 내션와이드(2부)투어에서 18홀에 92타를 기록했던 미식축구선수 출신 프로골퍼 제리 라이스(48·미국)가 이번에는 캐디 잘못으로 실격을 당했다.그 선수에 그 캐디다.

라이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밀 스프링의 브라이츠크릭GC(파72)에서 열린 투어 BMW채리티프로암대회 2라운드에서 10오버파 82타로 비교적 ‘선전’했다.그러나 그를 기다린 것은 실격이었다.

그의 캐디가 2라운드도중 여러차례 거리측정기를 사용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골프규칙 14-3에는 ‘플레이어는 정규라운드중 인공의 기기나 비정상적인 장비를 사용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반하면 실격이다’고 규정돼있다.친선라운드에서는 거리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로컬룰을 두기도 하나,공식대회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은 대부분 금지돼 있다.당사자인 캐디는 이 대회를 친선대회로 착각한 모양이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은퇴한뒤 지난 4월 프로골퍼로 데뷔한 라이스는 첫 날 투어 ‘18홀 최다타수’인 92타를 기록했었다.둘쨋날엔 더블보기 1개만 기록하며 전날보다 10타를 줄였으나 캐디 탓에 실격당하고 말았다.

라이스는 “이번 대회가 프로대회 출전은 마지막이다”며 “프로골퍼로서 두 대회에 나가는 동안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라이스가 한국 속담을 알았더라면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을 법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