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인 일본 패밀리마트는 최근 500엔(약 6000원)짜리 DVD 판매를 시작했다. 제1탄으로 '탐정 이야기 1~5편''위험한 형사 1~5편' '부활하는 골든 프로레슬링' 등 6종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DVD의 가장 큰 특징은 볼 수 있는 기간이 1주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1주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시청이 불가능해진다. 예컨대 17일 오후 10시에 시청을 시작했다면 24일 오후 10시를 넘기면 볼 수 없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편의점에서 DVD를 구입해 플레이어에 넣으면 TV 화면에 9자리의 번호 입력창이 뜬다. DVD 커버에 인쇄된 바코드를 통해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패스워드를 받는다. TV 화면에 이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시청 가능 시간은 패스워드를 받은 뒤 1주일간이다.

사이트 운영 서버가 시간을 관리하기 때문에 1주일이 지나면 유효기간이 종료되지만 추가 요금(210엔)을 내면 1주일 연장할 수 있다.

반납할 필요가 없는 '렌털 DVD'인 셈이다. 일본 편의점의 객단가는 평균 600엔 선이어서 500엔짜리 DVD는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사토 구니오 일본 패밀리마트 매니저는 "이번 신상품은 대여와 판매의 중간 개념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패밀리마트가 신개념의 DVD 판매에 나선 것은 10여년 동안 취급해 온 DVD 판매액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DVD 판매는 정점에 달했을 때의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2,3년 전부터 신작 영화 DVD가 나와도 구입하는 소비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1주짜리 DVD를 제공하는 우치코마 히로시 비저네아 사장은 "DVD 판매액은 지난 4년간 37% 감소했다"며 "DVD 대여점도 지난 20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1주짜리 DVD는 축소되는 영상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등장했다. 지금까지는 아마존 등 인터넷 판매에 한정돼 왔으나 품목 수가 늘어나면서 편의점이 판매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도 시장 참여를 검토 중이다. 패밀리마트는 올 여름 휴가철에 신제품 2탄을 판매할 예정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