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양국이 천안함 침몰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사실상 결론내리고 대북 제재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 국면이다. 미 상원은 지난 주말 한 · 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준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정부 또한 양국 외교 · 국방 차관보급 '2+2 협의회'를 통해 "천안함 사건은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 한 · 미 양국의 공통된 인식임을 분명히 한 것에 다름아니다.

이에 따라 관심은 한 · 미 양국 정부가 과연 어떤 내용의 대북 제재 조치를 내놓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좁혀지고 있다.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라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하면 제재 조치가 결코 형식적인 것에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주목을 모으는 것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행보다. 그는 오는 20일 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중국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다자(多者) 차원의 강력한 대응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또한 20일께로 예정된 민 · 군 천안함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때 침몰의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에 의해 저질러졌는지를 명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도 채찍을 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클린턴 장관의 방한 시 대북 공동 후속대책을 내놓거나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라는 이야기이고 보면 강력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를 기대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중국을 동참시키는 일이다. 중국은 아직도 천안함 사건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6자회담 재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15일 열린 한 · 중 · 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강조했을 뿐이다. 따라서 한 · 미 양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고, 중국을 설득하는 일에 역량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북 제재도 보다 확실한 효과가 보장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