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악재로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가 지분을 확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의 지분 확대가 '저평가' 인식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건축설계 및 CM·감리업체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희림)의 최대주주인 정영균 대표이사 사장은 건설경기에 대한 우려로 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회사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실 거래일) 회사 주식 8204주(0.06%)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 7일 5292주(0.04%)를 매입했다. 또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회사 주식 1만344주(0.07%)를 장내에서 매입, 보유지분을 365만6727주(26.26%)로 늘렸다.

희림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회사 지분 매입에 대해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회사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상황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이유가 전혀없기 때문에 매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BS의 최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는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한 후 처음으로, SBS 주식을 매입했다. SBS미디어홀딩스는 지난 7일 SBS 주식 5만6000주를 사들여, 보유지분을 기존 30.00%에서 30.31%로 늘렸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의 지분매입은 저평가 인식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SBS의 최근 주가는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은 제외하더라도, 절대 가격이 '리만사태'가 발발한 2008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 며 "올해 광고경기는 남아공 월드컵으로 인해 2002년 이후 최대 호황이 예상되는데 주가는 '한국팀의 16강 진출 기대'는 커녕 다가온 월드컵도 반 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간 주가하락에 기여했던 기관의 투매 역시 진정될 전망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 대주주가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게보린으로 알려진 진통제, 항생제 전문 제약기업 삼진제약도 대주주가 지분을 확대했다. 조의환 삼진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12일과 13일 장내에서 회사 주식 1만293주(0.07%)를 취득, 보유주식을 141만1136주(10.45%)로 늘렸다.

정동섭 동일제지 대표이사 회장도 지난 13일 회사 주식 110만주(2.77)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보유지분은 11.93%로 높아졌다.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사장, 허기호 한일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등도 최근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