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11조원, LCD 5조원 등 시설투자와 R&D 투자 8조원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연간투자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이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투자를 늘려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당초 투자 계획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 생산을 위한 신규라인(16라인) 건설과,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CAPA(생산설비투자) 증설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당초 계획한 5.5조원에서 9조원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총 48만평 규모의 화성캠퍼스 가운데 현재 가동 중인 31만평을 제외한 17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16라인은 2011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12인치 웨이퍼로 월 20만매 이상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규라인 건설은 2005년 15라인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한편,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16라인은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총 12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도 45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하는 모바일, D-TV 등 SOC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2조원대 투자를 추진해 시장의 공급 확대 요구에 대응해 나갈 예정.

삼성전자는 이로써 올해 메모리 9조원과 시스템 LSI 2조원 등 반도체 분야에만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15, 16라인, LCD 8세대 등 설비 증설 및 신규라인 투자 확대

LCD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대형 LCD TV용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 총 2.5조원을 투자해 기판 기준 월 7만매 규모의 8세대 LCD 신규라인(8-2 2단계)을 탕정사업장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8세대 신규 라인에 대한 추가투자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총 4개의 8세대 라인을 확보하게 되며 올해 투자 규모를 총 5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도 탕정에 소재한 디스플레이 단지에 2012년까지 총 2.5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5.5세대(1300×1500㎜) AMOLED 기판 기준 월 70,000매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번 5.5세대 라인이 완공되면 AMOLED TV용 패널 생산이 가능해져 AMOLED 대형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글로벌 IT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IT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