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샤워기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엠이씨(MEC).자동차부품에 쓰이는 금형을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 버블 샤워기'란 기능성 샤워기를 개발,올해부터 판매에 나섰다. 이 제품은 50㎛ 미만의 물방울을 의미하는 '마이크로 버블'을 생성하는 기능성 샤워기다. 마이크로 버블은 음이온을 많이 함유해 피부세정,향균,탈모방지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년째 자동차부품 금형만 제작해 온 이 회사가 샤워기를 만들게 된 계기는 김현우 사장(39)의 '우연한 발견'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07년 4월 일본에서 열린 산업용품전시회를 둘러보던 중 자동차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하고 있던 마이크로 버블이 일본에선 피부미용을 위한 목욕기,샤워기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일본에서 팔리던 마이크로 버블 관련 제품만 연간 2억8000만개에 달했다.

국내로 돌아온 김 사장은 사내 연구진과 함께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해 9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버블 샤워기를 개발해냈다. 김 사장은 "기존의 마이크로 버블 샤워기가 전기를 이용해 물이나 공기를 혼합해 주던 것과 달리 이 제품은 정밀한 구조의 노즐을 활용해 샤워기를 거쳐 나오는 물줄기가 부딪치면서 공기가 자연스럽게 혼합되도록 설계했다"며 "100만원을 호가하는 기존 샤워기의 10분의 1 수준 가격경쟁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엠이씨는 버블 샤워기를 올 상반기에 4000대가량 생산 · 판매했다. 김 사장은 "지난 4월 '홍콩가정용품박람회'에 전시한 이후 일본 대만 등에서 구입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생산량을 8만대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동공단=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