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2포인트(-2.60%) 급락한 1651.51로 장을 마쳐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66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유럽발 악재 여파로 1670선 아래서 장을 시작했다. 한때 167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 확대로 인해 다시 낙폭을 키워 장중 1644.7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 여파로 인한 지난 주말 선진국 주요 증시 급락과 일본 신용등급 하향 루머, 군의 대북성명 검토 등을 이날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가 공격적인 매도세를 나타낸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이 전기전자, 금융업종 등을 중심으로 76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투신 역시 각각 1022억원, 192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전기전자, 금융, 보험, 운수장비 업종 등을 위주로 76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3000억원대의 매물이 쏟아졌다. 차익거래는 1487억원, 비차익거래는 170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3193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음식료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특히 은행, 철강금속, 전기가스, 금융, 보험, 비금속광물 등의 하락 폭이 3∼4%대로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시총상위 1∼10위 종목 전부가 하락했다.
사상 최대인 2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삼성전자가 3%대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LG전자 등 IT(정보기술)주들이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생명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인해 5%대 하락, 공모가 11만원보다 낮은 10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실적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주들도 2∼4%대 내렸다.
하락 종목의 수가 상승 종목 수를 압도했다. 상한가 11개 종목을 비롯해 16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3개 종목을 포함한 664개 종목이 내렸다. 5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급락으로 인해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 14일보다 23조684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나타내며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로 인한 유럽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며 "경험상 경기지표 보다는 수급상 외국인 매매 추이를 지켜보고 저가 매수 시점을 가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