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상수지가 2010년대 후반 적자로 전락하면서 재정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이 최근 발표한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경상흑자는 전년 대비 26.9% 증가한 15조6545억엔(약 188조원)에 달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로 무역수지 흑자 폭이 커지면서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중장기 전망은 비관적이다. 일본의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은 2013~2018년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고령자가 늘어나면 과거의 저축을 빼내 소비에 쓰는 경향이 강해진다. 일본의 가계 저축률은 1980년대 전반의 20%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2007년도엔 사상 최저인 1.7%까지 하락했다. 저축률은 수년 내인 2010년대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가계와 기업의 저축으로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워왔다. 가계저축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일본이 전체적으로 수입 이상으로 돈을 지출하는 꼴이 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것만으론 물건 수요를 맞추지 못해 수입이 늘게 된다.

경상수지 적자 요인은 여기서 발생한다. JP모건증권 관계자는 "일본이 경상수지 적자를 내면 해외로부터 돈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성장전략의 수정과 엔화의 신인도 유지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소화에도 문제가 생긴다. 지금까지 일본 국채의 95%는 국내 저축에 따른 여유자본이 사들여왔다. 그러나 저축이 감소하면 국채 매입을 해외 투자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재정안정성 문제가 다시 한번 부각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