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따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공모가 아래로 밀려났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19일 재상장할 만도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17일 6500원(5.70%) 급락한 10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12일 상장 후 나흘 만에 공모가(1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1만2000원으로 출발해 간신히 버티던 삼성생명 주가는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쏟아지자 결국 공모가 밑으로 밀려났다.

상장 후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은 이날 86만여주를 포함,총 614만여주에 이른다. 이는 공모 당시 외국인 배정 물량(1777만주)의 약 34%에 달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몰려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인 데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셈"이라며 "적정 주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부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에 이어 6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던 만도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목표가를 제시한 분석보고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날 "만도는 향후 3년간 연평균 순익 증가율이 40%를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부품업종 재평가를 위한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가를 1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인 8만3000원 대비 49.3%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공모가보다 38% 높은 11만5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최고 목표가가 13만4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0% 선이던 삼성생명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성장성이 공모가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기는 하지만 증시 급락에도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상장 초기 단기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급락 속에서도 현대모비스는 19만6000원으로 1.03% 상승 마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