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부터 요리 · 미용 · 제과제빵 자격증만으로 호주 영주권을 얻는 길이 원천봉쇄된다. 호주 정부가 한때 인력이 부족했던 요리사,미용사 등 단순기술직을 인력부족직업군에서 제외시켜 영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호주 내 한국계 사설직업학교와 국내 유학원의 교과과정 개편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주 이민시민부는 17일 미용,요리,제과제빵,피아노 조율사,춤 교습사 등 단순기술직을 인력부족직업군에서 삭제하는 등 영주권 발급 대상 인력부족직업군을 종전 408개에서 181개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1일부터 인력부족직업군에서 제외된 자격증으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다. 다만 간호사,치과의사,교사,엔지니어,IT전문가,용접공 등은 현행대로 인력부족직업군으로 분류된다.

이민시민부 관계자는 "호주가 정말 필요로 하는 기술직에 대해서만 영주권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요리,미용,제과제빵 등 인력부족직업군에서 제외된 기술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호주 내 한국 유학생들이 서둘러 귀국 채비에 나서고 있다.

2007년 7월~2008년 6월 중 호주에서 기술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4만1000여명 가운데 5000명 이상이 요리와 미용 기술을 익힌 것으로 분석됐다.

유학생 귀국 러시가 불가피해 호주 내 사설직업학교 및 국내 유학원들은 경영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호주에선 이미 한국계 미용교습 사설직업학교 등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조치로 '학원도산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에서 호주 전문 유학원을 운영 중인 김모씨도 "기존 과정만으론 운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인력 수요가 큰 간호사 등을 중심으로 과정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