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은 18일 "반도체 가격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반도체 업체 주식을 더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 증권사 김영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투자금액을 당초 5조5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확대했다고 밝히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해 엘피다 난야 이노테라 파워칩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나오자 현재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올 하반기부터 또 한번 설비투자 붐이 재현될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부 PC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업체의 D램 채용량 축소와 주문 취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도 낙폭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라인인 16라인의 경우 내년 하반기에나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고, DDR3 제품의 현물가격과 고정가격도 비교적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수급의 키는 여전히 공급을 담당하는 메모리 업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PC 업체의 재고 절대금액은 증가했으나 판매도 늘고 있어 회전율이 과거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문취소를 예단하긴 힘들다"고 했다.

이어 "PC 업체들이 올 하반기 본격적인 기업용 PC 교체수요를 앞두고 점유율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부품에 대한 주문취소는 극히 제한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호황 초기와 비교해 모멘텀(상승동력)이 둔화된 것은 인정하나 과거 학습효과에 의한 가격 정점 우려는 이르다"면서 "사상 최고 실적과 탄탄한 제품가격, 지배력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