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작년 9월 마련한 '한전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토대로 녹색 연구개발(R&D) 혁신,녹색기술 사업화,글로벌 그린 비즈니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에는 녹색 분야 매출을 현재 200억원 수준에서 700배 증가한 14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녹색성장 동력화가 가능한 8대 녹색기술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8대 과제는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스마트 그리드△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출형 원전 △전기 에너지 주택 △초고압 직류송전(HVDC) △초전도 기술 등이다.

한전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녹색사업은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 그리드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를 공급하는 기존 전력망에 첨단 IT(정보기술)를 더한 신(新) 네트워크로,전력 공급자와 소비자 간 실시간 정보교환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일반 소비자들과 전기차 운전자들은 각 가정과 충전소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주가처럼 시간대별로 변하는 전기 사용요금을 체크,전기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에 전기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전은 올해 제주 실증단지(테스트베드) 등에서 시범 사업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수익을 창출해 2015년에는 9000억원,2020년에는 3조5000억원의 매출을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거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13년까지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비로 81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초기 형성단계인 만큼 제주 실증단지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수출할 방침이다. 한전은 지난 1월 호주 퀸즐랜드 전력 배전회사인 에르곤 에너지와 호주 연방정부의 스마트 그리드 시범사업 입찰 및 사업 공동참여를 위한 시행합의서(IA)를 체결하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한국형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의 수출에 시동을 걸었다.

풍력사업 등 해외 신 · 재생에너지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2004년 중국 대당집단공사와 추진한 내몽골 1단계 풍력발전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내몽골 647㎿,감숙성 99㎿ 등 총 설비용량 746㎿에 달하는 풍력 사업을 진행하며 중국 내 최대 외국 풍력발전사업자로 올라섰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