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불행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사회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왜 한 회사에서 연쇄 자살사건이 발생하는지,왜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살인범죄가 계속 일어나는지 중국 언론에선 분석이 한창이다. 대개 논조는 사회적 부적응자들이 무모하게 벌인 일로 귀결되는 것 같다. 팍스콘의 종업원 42만명 중 7명이 자살했다면 이는 중국의 평균 자살률보다 낮다는 지적도 있다. 끔찍한 사건은 정신병자들의 소행으로 보도된다.
물론 사회적 부적응자가 저지른 일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그렇지만 이처럼 부적응자가 나오도록 한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는 것은 유감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만드는 팍스콘이란 회사만 해도 그렇다. 연쇄적인 종업원 자살사건이 나고 있는데도 회사 측에선 악귀를 쫓아낸다며 종교적 의식을 치렀다는 소문이다. 24시간 핫라인을 가동하며 행동이 이상한 동료를 신고하면 포상하겠다는 게 이 회사가 내놓은 자살방지책이다. 사망자가 모두 25세 미만의 바링허우(80년 이후 출생자)로 단순하고 힘든 노동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텐데 그런 이야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어린이를 살해하는 몹쓸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빈부의 차가 커지면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은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좌절까지 느끼도록 하고 있다. 상하이의 한 택시운전사는 "평생을 안 쓰고 안 먹어도 집을 살 수 없다면 이게 사회주의 국가냐"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그에 걸맞은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중국의 압축성장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
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