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심신미약자가 자살을 기도할 수 있을 만큼 수월하게 접근이 가능한 병원 옥상에 별도의 안전시설이나 방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입원해 있던 아들이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하자 그의 부모인 채모씨(63) 부부가 영동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질환자 등이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옥상에 올라가 이상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병원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병원이 보호시설이나 방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투신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채씨 부부는 2007년 해당 병원에 정신질환으로 입원해 있던 아들이 옥상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사망하자,옥상 출입을 통제하거나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병원의 책임이 있다면서 2억 7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1심은 원고 일부 승소,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