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you,my friend?(안녕하십니까,내 친구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시작하면서 이런 인사를 건넸다. 전화통화는 20일 예정된 우리 정부의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양국 정상이 공동 대응 방안을 사전 협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25분간 이뤄졌다. 청와대는 당초 조사 결과 발표 후 통화하려다가 사전에 이해를 구하는 게 미국의 협조를 얻는 데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조사 결과를 소상하게 설명하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을 못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북한에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것은 바로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구'라는 말속엔 양국이 긴밀한 공조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고 청와대 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두 정상은 통화에서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한 · 미 간 빈틈 없는 동맹을 강조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양국이 협력해 즉각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군사 공격이라고 발표했을 경우 북한의 반발 가능성에 대비,한 · 미의 굳건한 동맹을 과시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제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진행상황을 설명하며 과학적,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한다. 어떤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따르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어떤 결론이 나든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호흡을 완벽하게 맞추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국'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 방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덧붙였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