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마음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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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가 제자와 길을 걷고 있을 때 한 건달이 욕을 퍼부었다. 석가모니가 아랑곳하지 않고 허허 웃으며 계속 가자 제자가 물었다. "욕을 하는데 어찌 웃고만 계십니까?" 석가모니가 말했다. "어떤 사람이 금덩이를 주었을 때 받지 않는다면 그 금덩이는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제자는 "당연히 본래 임자의 것이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석가모니는 "욕도 마찬가지다. 저 사람이 욕을 했더라도 내가 그 욕을 받지 않으니 그 욕은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그걸 생각하니 웃음이 날 수밖에…."
불교경전 '화엄경'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분하고 짜증나는 일도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의외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법이다. 복잡한 세상 살다 보면 화를 돋우는 일이 많지만 이렇게 마음 한 자락만 열어 놓아도 분란과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게다.
또 다른 불경 '잡보장경'은 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덕목을 가르친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안시(眼施),온화하고 미소 띤 얼굴로 대하는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공손하고 따뜻한 말을 쓰는 언사시(言辭施),몸으로 친절을 베푸는 신시(身施),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심시(心施),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床座施),기꺼이 쉴 곳을 마련해주는 방사시(房舍施) 등이다. 이를 '무재칠시(無財七施)'라 부른다. 요즘처럼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무재칠시'가 더 의미있는 베풂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아래서 태어난 석가모니는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일곱 걸음을 걷고는 '하늘 위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고통받는 중생들을 편안케 하리라'는 게(偈)를 외쳤다고 한다. 번뇌와 고통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사바세계에 왔으며,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내일(21일)은 부처님이 오신 지 2554년 되는 날이다. 전국 사찰은 경내와 거리에 연등을 내걸고,일제히 봉축 법요식을 연다.
연등을 켜는 건 어둠을 걷어내는 것이면서 마음을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중생의 본래 마음은 빛이었으나 그 빛이 가려져 욕심이 되고,분노가 되고,어리석음이 된다고 했다. 마음이 어두우면 나쁜 업을 짓고 마음이 밝으면 좋은 업을 짓게 마련이다. 석가모니가 세상에 오신 뜻을 되새겨 흐릿해진 마음의 빛을 다시 밝히려 애써볼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불교경전 '화엄경'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분하고 짜증나는 일도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의외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법이다. 복잡한 세상 살다 보면 화를 돋우는 일이 많지만 이렇게 마음 한 자락만 열어 놓아도 분란과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게다.
또 다른 불경 '잡보장경'은 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덕목을 가르친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안시(眼施),온화하고 미소 띤 얼굴로 대하는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공손하고 따뜻한 말을 쓰는 언사시(言辭施),몸으로 친절을 베푸는 신시(身施),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심시(心施),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床座施),기꺼이 쉴 곳을 마련해주는 방사시(房舍施) 등이다. 이를 '무재칠시(無財七施)'라 부른다. 요즘처럼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무재칠시'가 더 의미있는 베풂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아래서 태어난 석가모니는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일곱 걸음을 걷고는 '하늘 위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고통받는 중생들을 편안케 하리라'는 게(偈)를 외쳤다고 한다. 번뇌와 고통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사바세계에 왔으며,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내일(21일)은 부처님이 오신 지 2554년 되는 날이다. 전국 사찰은 경내와 거리에 연등을 내걸고,일제히 봉축 법요식을 연다.
연등을 켜는 건 어둠을 걷어내는 것이면서 마음을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중생의 본래 마음은 빛이었으나 그 빛이 가려져 욕심이 되고,분노가 되고,어리석음이 된다고 했다. 마음이 어두우면 나쁜 업을 짓고 마음이 밝으면 좋은 업을 짓게 마련이다. 석가모니가 세상에 오신 뜻을 되새겨 흐릿해진 마음의 빛을 다시 밝히려 애써볼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