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간판주자인 골드만삭스가 이번엔 석유 및 가스회사와 영화제작자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파생금융상품 판매 사기혐의로 제소된 데 이어 전방위로 소송에 휘말린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셰브론 등 20여개 이상의 석유 및 가스 공급업체들이 골드만삭스와 BP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14위의 민간 석유 · 가스 거래업체인 셈그룹과 공모해 석유 · 가스 공급대금 수백만달러를 사취한 혐의다.

셈그룹은 석유와 가스 관련 선물 · 파생상품 거래에서 32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바람에 2008년 7월22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2009년 11월30일 회생했다. 석유와 가스 공급업체들은 파산보호 직전인 2008년 6월과 7월 셈그룹에 공급한 물량 대금을 되돌려달라고 제소했다.

2개의 소장에 따르면 셈그룹의 채권은행인 골드만삭스와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매매 부서인 '제이 아론 앤드 코'는 석유 · 가스 공급업체의 하나인 툴사와 거래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및 가스 공급업체를 위해 소송을 대행한 매쿨 스미스의 피터 굿맨 대표는 "샘그룹과의 거래 관계에서 담보 부족 상태였던 아론은 이를 알면서도 샘그룹에서 석유와 가스를 구입했으며,석유와 가스 공급업체에 자신들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을 것도 알았다"고 말했다.

또 할리우드 리포트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다이하드' '리쎌웨폰' '닌자 어쌔신'(한국가수 '비'가 주인공으로 출연) 등을 만든 영화제작자 조엘 실버가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계약 위반과 사기 혐의로 이날 소송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실버는 자신의 제작사(다크 캐슬)가 만든 작품과 관련한 일련의 금융거래 계약에서 골드만삭스가 자신에게 줘야 할 3000만달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