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유니켐과 미국 태양광 전문업체 스파이어솔라시스템을 인수하고,하이닉스 공장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만 해도 그의 꿈은 실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 투자금 조달에 실패,이 회장의 태양광 프로젝트는 투자자들의 불신만 증폭시키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작년 말 35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일반공모 방식으로 실시한 유니켐 유상증자에는 0.5%의 주주만이 참여,총 18억원만이 납입됐기 때문이다.
여전히 유니켐 최대주주이지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회장이 최근 뉴에너지홀딩스란 신설법인을 세우고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금 조달에 한 번 실패했을 뿐 태양광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셀과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독일 썬웨이즈사의 마이클 윌헬름 회장과 자본합작 및 투자에 대한 MOU에 서명했다. 뉴에너지홀딩스는 또 오리건주 정부 인사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장소에서 인수 추진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유진공장에서 1GW 규모의 태양전지 셀 및 모듈생산공장을 가동키로 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오리건주 정부는 수년째 가동을 멈춘 이 공장을 다시 돌리는 조건으로 뉴에너지홀딩스 측에 인근 펌스톤시 600만㎡ 부지를 30년간 무상 임대해주고,각종 세금혜택을 제공키로 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 회장은 "임대한 부지에 150㎿ 규모의 태양전지발전소를 건립하고,이를 동력으로 유기농 농작물을 재배하는 대규모 그린하우스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자 실패로 곤욕을 치렀던 이 회장은 이번에는 자금조달을 자신했다. 현재 뉴에너지홀딩스는 유진투자증권을 주간사로 6000만달러 규모의 사모펀드를 모집하고 있다. 이 회장은 "몇 개 은행이 유한책임파트너(LP)로 사모펀드에 참여하기로 했으며,6000만달러 외에 추가 운영자금 등 모집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이닉스 공장을 현물출자하고,CB와 유상증자 등의 형태로 2000만달러를 투자해 썬웨이즈 지분 37.5%를 인수키로 하는 자본합작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태양전지 연 생산능력이 120㎿ 규모인 썬웨이즈의 경우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대규모 생산공장이 필요하고,우리는 태양전지 등 선진 기술을 흡수할 수 있다는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게 자본 합작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썬웨이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시장 상장 회사로,지난해 2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